감사원은 11일 지방자치단체의 지정 금고ㆍ법인카드사의 공무원 국외여비 등 지원 실태에 대한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의 이번 감사는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이 상당기간 관행적으로 지정금고 등으로부터 경비를 지원받아 해외여행을 실시하는 등 문제가 지속됨에 따라 국회에서 지난 3월 감사를 요구해 지난 4월18일부터 5월20일깢까지 행정안전부 및 서울특별시 등 15개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국외 출장경비 지원ㆍ집행 실태, 자치단체와 지정금고 간의 협력사업 추진 실태 등에 대해 감사를 실시했다.

감사원은 감사 결과, 자치단체 공무원들이 지정금고 등으로부터 경비를 지원받아 상급자에게 보고 또는 결재를 받지 않은 채 해외 골프여행을 실시하거나 기프트 카드를 받아 사적으로 사용하고, 지정금고로부터 약정에 따른 협력사업비를 출연받지 않고 있는 등 총 40건의 문제점을 적발했다.

감가원은 또 상급자에게 보고도 하지 않고 해외 골프여행을 실시하거나 기프트 카드를 받아 사적으로 사용한 관련자 54명에 대해 징계ㆍ주의 요구를 하고, 미출연된 협력사업비 41억여원을 출연받도록 시정을 요구하는 한편, 행정안전부에 공무국외여행심사 관련 규정 개선 및 지정금고 등으로부터 경비를 지원받아 해외여행 등을 하는 일이 없도록 법인카드 사용에 따른 모든 인센티브를 세입조치토록 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 세출예산 집행기준’과 ‘공무원 행동강령’ 등에 따르면 공무원은 직무와 관련해 직ㆍ간접적으로 사례ㆍ증여 또는 향응을 주거나 받을 수 없고, 예산의 사용으로 제공되는 마일리지, 적립포인트 등 부가서비스를 정당한 사유없이 사적인 용도로 사용ㆍ수익해서는 안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감사원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각 지방자치단체의 법인카드 포인트 적립률 및 법인카드 인센티브로 해외여행을 실시한 내역을 확인한 결과, 서울 강남구의 경우 포인트 적립률을 0.5%로 정하고, 부대서비스로 공무원의 해외연수 비용을 지정금고가 부담하는 것으로 약정을 맺어 소속 공무원 4명이 홍콩으로 해외여행을 실시하는 것을 비롯해 지난해 12월 현재 전국 244개 지방자치단체 중 124개 자치단체만이 인센티브를 1% 이상으로 약정했고, 나머지 120개 자치단체는 1% 미만으로 약정(37개는 올해 5월 현재까지도 1% 미만으로 약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방자치단체의 65%에 해당하는 159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총 475명의 공무원이 지정금고 및 법인카드사로부터 경비(총비용 8억1천715만원)를 지원받아 골프관광 등 국외여행을 실시했고, 해외여행을 실시하지 않은 70개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총 112건(총금액 1억1천192만원)의 기프트카드를 지급받아 57건은 직원 회식비 등으로 사용하고, 13건은 개인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67개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관광성 국외여행인데도 총 141명이 공무국외여행심사위원회 심의를 받고 경비를 지원받아 국외여행 실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부천시 간부공무원 2명도 적발돼 징계처분 요구

감사원의 이번 지자체의 지정 금고ㆍ법인카드사의 공무원 국외여비 등 지원 실태에 대한 감사에서는 부천시 간부공무원 2명도 시 금고로부터 법인카드 사용실적에 따른 인센티브로 1인당 200만원씩의 경비를 지원받아 일본 히로시마로 골프여행을 다녀온 것이 적발됐다. 이들 간부공무원들의 이같은 일본 골프여행 사실은 지난해 11월 언론에 보도돼 부천시의회 제166회 정례회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도마위에 오른 바 있다. (▷관련기사 클릭.)

감사원에 따르면 부천시 A국장은 2008년 3월5일부터 지난해 3월7일까지 세무과장으로, B과장은 2008년 3월5일부터 2009년 8월26일까지 회계과장으로 각각 금고 및 법인카드 업무와 지출 및 계약업무를 총괄하면서 시 금고인 농협 부천시지부로부터 법인카드 사용실적에 따른 인센티브로 여행경비(각각 200만원)를 지원받아 2009년 6월25일부터 28일까지 일본 히로시마로 해외 골프여행을 했다.

‘지방공무원법' 제53조 제1항의 규정에 따르면 공무원은 직무와 관련해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사례ㆍ증여 또는 향응을 받을 수 없도록 돼 있고, ‘공무원 행동강령’ 제13조의 규정에 따르면 공무원은 관용차량ㆍ선박ㆍ항공기 등 공용물과 예산의 사용으로 제공되는 항공마일리지, 적립포인트 등 부가서비스를 정당한 사유없이 사적인 용도로 사용ㆍ수익해서는 아니 되도록 돼 있다.

또한, ‘지방자치단체 세출예산 집행기준’(행정안전부 예규 제129호)의 신용카드 및 현금영수증카드 사용요령(신용카드 사용절차)에 따르면 신용카드 사용으로 발생한 신용카드 사용 인센티브(포인트, 마일리지, 적립금 등)는 현금 전환이 가능한 경우에는 세입조치를 해야 하며 기타 현금으로 전환되지 않는 경우에도 행정용도로 사용하도록 돼 있다.

감사원은 이에 따라 “A국장과 B과장은 지정금고 등이 법인카드 사용과 관련해 인센티브로 제공하는 무료 해외여행에 참여하지 않아야 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A국장과 B과장은 각각 세무과장과 회계과장으로 재직할 당시인 2009년 4월28일 BC카드㈜ 인천지점이 보낸 '2009년 우수기업회원 해외연수 프로그램 참가 안내 및 협조요청' 문서에 대해 전결권자인 시장의 선람을 거치지 않고 자신이 직접 결재한 후, 당시 지출업무를 담당하던 B과장에게 같이 참가할 것을 권유해 동의를 얻은 후 ‘일본 히로시마 골프여행’ 참가 신청을 하고 3박4일간 일본 골프여행에 함께 참가한 것은 ‘지방공무원법’ 제48조의 규정에 위배된 것으로 같은법 제69조 제1항 제2호의 규정에 해당돼 ‘지방공무원법’ 제72조의 규정에 따라 징계 처분을 할 것으로 부천시장에게 통보했다.

감사원은 특히 이들의 일본 골프여행은 BC카드㈜(여행팀)에서 주관하고, 여행경비는 BC카드사 회원은행인 농협 부천시지부에서 부담하므로 부천시 지정금고가 여행경비를 부담하는 결과가 됐고, BC카드㈜ 인천지점이 보낸 협조 공문에는 인센티브 행사로 이루어지는 해외여행, 해외골프 행사 등에 대한 참가 안내와 함께 행사기간 중 왕복항공료, 숙식비, 단체 관광비 등은 BC카드 사용 회원은행(농협 부천시지부)에서 부담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