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22ㆍ한국체대ㆍ세계랭킹 26위)이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7ㆍ세계랭킹 1위·스위스)에게 0-2로 패해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정현은 1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 웰스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BNP 파리바오픈(총상금 797만2천535 달러) 8강전에서 1세트 게임스코어 5-5까지 팽팽히 맞섰지만 이후 패더러에게 경기 주도권을 내주면서 0-2(5-7, 1-6)로 졌다.

정현은 올해 첫 메이저 대회였던 호주오픈에서 4강에 진출하면서 세계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하고 있다.

올해 1월 초 세계 랭킹 62위에서 호주오픈 4강 진출로 29위까지 끌어올렸고, 1월 ASB 클래식부터 최근 5개 대회 연속 8강 이상의 성적을 올리면서 랭킹 포인트를 쌓아올리면서 다움 주에는 세계 랭킹 23위까지 오를 전망이어서 이 대회 전까지 아시아 선수 가운데 최고 순위였던 니시코리 게이(랭킹 25위·일본)를 제치고 아시안 톱 랭커를 예약했다.

메이저 대회 4강 진출에 이어 메이저 바로 아래 등급인 이번 마스터스 1000시리즈에서도 개인 최고 성적인 8강에 진출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2018시즌이 개막된 지 3개월 만에 정현이 올해 벌어들인 상금은 벌써 94만5천741 달러(약 10억1천만원)에 달한다.

정현은 지난해 ATP 투어 올해의 코치에 선정된 네빌 고드윈(남아공)과 손을 잡은 이후 알렉산더 즈베레프(랭킹 5위·독일), 노바크 조코비치(랭킹 13위·세르비아) 등 정상급 선수들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정현은 이날 세계랭킹 1위 로저 페더러를 상대로 서브 에이스 0-12, 첫 서브 속도 시속 182㎞와 196㎞로 차이가 크게 났고, 공격 성공 횟수에서도 8-32로 열세를 보였다.

정현이 현역 세계 랭킹 1위와 맞대결을 벌인 것은 이번이 3번째다.

2016년 1월 호주오픈에서 조코비치, 지난해 10월 파리 마스터스에서 라파엘 나달(랭킹 2위·스페인)에 이어 이번에 랭킹 1위 로저 페더러와 경기를 가졌고, 세 번 모두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고 패했다.

정현은 리턴 게임 능력을 지수로 환산한 리턴 게임 지수에서는 9위로 상위권인 반면, 서브 게임 지수는 62위로 자신의 세계 랭킹보다 한참 아래에 머물러 있다.

정현이 스트로크 대결에서는 상대에 밀리는 경우가 거의 없지만 자신의 서브 게임을 확실히 지키기 위한 능력을 키우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 정현은 오는 21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개막하는 ATP 투어 마이애미 오픈(총상금 797만2천535 달러)에 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