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추석 명절 문턱인 22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시 전접읍 팔야리 781번지. 어른 키보다 조금 작은 비석이 그 모습을 드러냈고, 동네 유지와 주민 100여명이 큰 박수를 보냈다.

높이 1m60cm에 가로 1m30cm 크기의 바윗돌에는 ‘부모 은혜비’라는 큼지막한 글씨가 새겨져 있다. 바윗돌 아래 기단에는 비석을 세운 사연이 깨알같이 적혀 있다.

‘부모 은혜비’를 이곳에 세운 사람은 노흥규(62), 손문순(61) 씨 부부로, 그 사연은 이러하다.

노씨의 부친 노병술씨는 경남 울주 출신으로 27년 전인 1982년 7월 당시 62살의 이른 나이로 작고했다. 경남 울주 출신으로 생전에 고향마을 진입로 개설공사 비용을 헌납하고, 1975년 8월에는 지금의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팔야리에 광릉우체국을 건립할 당시 부지 216평과 건물 30평을 수원체신청에 기부하는 등 선행을 베풀었다고 한다.

이같은 부친의 선행은 1971년 모 유력일간지에 보도됐고, 1981년 KBS-2TV에 방송되는 등 잔잔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고 한다.

부친은 작고하기 2년 전인 1980년 7월 중순 암투병을 하면서도 불모지였던 은혜비가 세워진 부근에 주유소 건립을 시작했으나 도중에 공사대금 부족 등으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은 끝에 이듬해 5월 주유소를 완공해 광산(光山)주유소라고 이름을 지었고, 이듬해 7월 작고했다고 한다.

노씨 부부가 주유소가 들어선 뒷편 공터에 ‘부모 은혜비’를 세우기로 한 것은 부친이 생전에 어려운 이웃을 위한 선행과 지극한 자식사랑을 베푼 것을 영원히 되새기기 위해서라고 한다.

‘부모 은혜비’라고 새겨진 바윗돌은 노씨 부부가 3년여에 걸쳐 직접 구한 것으로, 생전에 부친께서 신신당부한 말을 새겨 넣었다.

‘항상 최선을 다하여, 잘 살기 보다는 인간답게 살아가라. 또 이웃의 어려움을 생각하며 돕고 살아가라.’

노씨 부부는 또 비석에 효심(孝心)도 담았다.

‘높고 크신 아버지의 지극하신 자식 사랑과 베푸심으로 귀중한 삶의 터전을 마련해 주신 공덕이 있어 오늘의 우리 가정과 내가 있음에 크고 높으신 은혜와 사랑을 영원히 남기고자 합니다.’라고 새겼다.

평범한 부부가 부모의 은혜를 잊지 않기 위해 이날 열린 ‘부모 은혜비’ 건립 제막식에서 가족 친지들은 물론 지역 유지들과 동네사람들은 노흥규(62), 손문순(61) 씨 부부의 효행에 큰 박수를 아낌없이 보냈다.

추석 명절이 다가오면서 노씨 부부의 ‘부모 은혜비’ 제막 소식은 많은 사람들에게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