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22단독 송승훈 판사는 5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통해 “범행 경위와 결과에 비춰 도주할 우려가 있고 증거 인멸이 우려된다”며 아버지 이모(47·목사) 씨와 의붓어머니 백모(40) 씨에 대해 아동학대치사와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이씨 부부는 지난해 3월17일 오전 7시부터 낮 12시까지 5시간 동안 부천시 소사구 소사본동의 자택 거실에서 가출했다가 하루만에 돌아온 중학생 딸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부천소사경찰서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인천지법 부천지원에서 이씨 부부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현장 검증을 진행했다. 이들은 숨진 딸을 ‘백골 상태’가 될 때까지 10개월 넘게 시신에 방향제를 뿌려가며 방치해온 집에서 범행을 태연하게 재연했다. 현장 검증을 지켜본 주민들은 분노했다.
경찰은 이씨 부부에게 일단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이 양과 함께 살던 의붓어머니의 여동생(39)에게는 아동학대 혐의를 적용해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서 이씨 부부는 “지난해 3월17일 아버지 이씨는 나무막대로 딸의 손바닥과 종아리, 무릎 위쪽을 때렸고, 의붓어머니 백씨도 나무막대와 빗자루로 팔과 허벅지를 여러 차례 때린 뒤 ‘잠을 자라’고 한 뒤 다른 방으로 건너가 자고 같은 날 오후 7시께 일어나보니 딸이 죽어 있었다”고 진술했다. 이씨 부부는 딸이 숨진 뒤 보름이 지나서야 경찰에 가출 신고한 뒤 시신을 10개월 넘도록 방에 그대로 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어제(4일) 이씨 부부와 함께 아동학대 혐의로 의붓어머니의 여동생(39)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기각돼 이날 오전 석방됐다. 풀려난 여동생은 이양이 숨지기 6일 전인 지난해 3월11일 도벽에 대해 훈계한다며 회초리로 손바닥을 때렸다고 경찰에서 자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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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을 수사중인 부천소사경찰서는 이씨 부부가 딸을 폭행하고 시신을 방치한 것은 인정하지만 살해할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함에 따라 살인죄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으며,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들을 투입해 이들을 상대로 사이코패스 성향 여부 등 범죄심리분석도 하고 있다.
한편, 이 양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1차 구두 소견에서 “대퇴부에서 비교적 선명한 출혈이 관찰됐다. 현 단계에서 정확한 사인을 알 수 없으나 외상성 쇼크사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국과수는 사망 원인 등 정확한 부검 결과를 다음주에 통보하기로 했다.
경찰은 보강 수사를 거쳐 오는 11일께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