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물질 매립 의혹이 제기된 부천시 오정구 현 육군 수도군단 1121공병부대 주둔) 내 부지에 대해 민ㆍ관ㆍ군 공동조사단이 10일 굴착조사를 실시했으나 화학물질 매립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

민ㆍ관ㆍ군 공동조사단의 굴착조사는 10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지역주민 6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군부대 내 토양 시료 채취 분석시 미량의 PCBs(Polychlorinated Biphenylsㆍ변압기 등에 함유된 잔류성 유기오염물질)가 검출된 1개 지점과 토양이 검게 변색되고 유류 흔적이 있는 2개 지점 등 3개 지점에 대해 이루어졌다.

공동조사단은 한국농어촌공사 환경복원팀이 굴착기 1대를 동원해 이들 3개 지점에 대해 가로 2m, 세로 3m, 깊이 4~5m 가량의 땅을 파냈으나 화학물질 매립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굴착된 곳서는 소각한 각종 쓰레기 폐기물이 발견됐고, 기름에 오염된 일부 토양이 강한 휘발성 냄새를 풍겼다.

이와 관련, 공동조사단장을 맡고 있는 이상훈 가톨릭대 교수는 “퇴역 미군의 주장에 의한 화학물질 매립 의혹과 관련해 굴착조사를 실시했으나 일반 화학폐기물을 매립했어도 40년이란 세월동안 자연 정화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굴착에서 나온 폐기물은 군부대에서 쓰레기를 태운 뒤 매립한 것이고 기름에 오염된 토양부분은 외부에서 흘러내려간 기름 등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굴착조사를 참관한 주민들은 “공동조사단 일원임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없다며 시료 시추시 참석도 안한 공동조사단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며 보다 신중한 조사를 요구하는 등 화학물질 매립 의혹이 제기돼 적지않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주민들에게는 개운찮은 뒷맛이 남아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굴착조사에서도 화학물질 매립에 따른 뚜렷한 흔적을 발견하지 못함에 따라 민관군 공동조사단의 오정동 옛 미군기지 ‘캠프 머서’에 대한 모든 조사 일정을 사실상 마무리된 셈이다.

민ㆍ관ㆍ군 공동조사단은 지난 5월24일 화학물질 매립 의혹이 제기된 이후 같은달 31일부터 현장 조사에 착수해 부대 내 14개 지점에서 20개의 토양시료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고엽제를 검출되지 않았고 다이옥신은 극미량이 검출됐으나 고엽제와는 무관한 다이옥신의 종류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환경보전법상 토양오염물질 21개 항목(카드뮴, 구리, 납, 수은 등)에 대한 검사 역시 국방ㆍ군사시설에 적용되는 토양오염 우려 기준을 초과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조사단은 이에 따라 지난 4일 오전 국방부 기자회견을 통해 “화학물질 매립으로 인한 토양 오염 및 다이옥신, 고엽제에 의한 오염이 있다고 볼만한 과학적 증거가 불충분한 것으로 판명됐다”고 밝힌 바 있다.

공공조사단은 이어, 지난 8일 오후 2시 오정동 주민자치센터에서 열린 주민설명회에서도 “10일 굴착조사를 해보고 땅속에서 이상한 물질이 발견되지 않으면 조사단 활동을 종료한다”고 밝한 바 있어 공동조사단의 조사 일정은 사실상 종결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