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홍건표 부천시장이 지난 4일 근래 보기드문 23.8cm의 ‘눈 폭탄’이 내린 다음달인 5일 낮 12시30분 국제 자매도시인 중국 하얼빈시에서 열리는 빙등축제 참석차 출국, 4박5일 일정을 마치고 제설작업이 거의 끝난 지난 9일 오후 8시30분께 귀국하면서 곱지 않는 눈총을 받고 있는 가운데, 공중파 방송 3사의 메인뉴스에서 ‘폭설 속 외유’라며 주요 뉴스로 일제히 보도하는 등 ‘여론 폭탄’의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공중파 3사 중 홍 시장의 폭설 속 외유를 제일 먼저 꼬집은 곳은 SBS로 귀국 하루 전날인 8일 <8시 뉴스>를 통해 ‘시장은 외유중’이란 제목으로 홍 시장의 하얼빈 빙등축제의 문제점을 지적했고, MBC와 KBS는 10일 9시 뉴스에서 홍 시장이 귀국하던 지난 9일 인터뷰한 내용을 전하며 ‘폭설 속 외유’를 꼬집었다.
◆8일 SBS <8시 뉴스>
SBS는 지난 8일 오후 8시 <8시 뉴스>에서 ‘시장은 외유중’이란 제목으로 “홍 시장은 폭설이 내린 다음날 5일간 일정으로 자매도시 중국 하얼빈시의 빙설 축제에 참석하기 위해 5일간 일정으로 해외 출장길에 올랐다”면서 “5일부터 이틀간 하얼빈 빙등 축제에 참석한 뒤 출국 사흘째부터는 중국 베이징으로 건너가 만리장성 등을 관광하고 귀국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SBS는 이어, “특히 수행단 가운데엔 제설 업무를 맡고 있는 도시환경국장도 포함돼 있다”며 “이런 이유 때문에 홍 시장의 이번 해외 출장을 부적절한 외유라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SBS는 또 “준 재난에 가까운 이런 시기에 시장이 없다고 하니까 행정공백이 생겼고, 일반적인 몇몇 부서 외엔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는 김관수 시의원과의 통화 내용을 소개하는 한편, “눈이 이번에 100년 만에 첨 오는 큰 거였고 갑작스럽게, 1주일 전부터 일정이 다 짜여있고 중국하고 국제적인 신의 문제도 있고 저희 시장님께선 그런 부분에 있어서 굉장히 철두철미 한 분이시고 해서…”라며 이미 오래 전부터 계획된 행사여서 문제될 게 없다는 부천시청 측의 입장을 전했다
◆10일 MBC 9시 <뉴스데스크>
MBC는 10일 오후 9시 <뉴스데스크>에서 폭설 소식을 전하면서 ‘시장님은 외유 중’이란 제목으로 “지난주 폭설로 인해 도시 전체가 마비됐을 때, 버젓이 중국 눈 축제에 다녀온 시장이 있다. 바로 경기도 부천시의 홍건표 시장으로, 5년 반의 재임 기간 동안 무려 29차례나 해외출장을 다닌 것으로 드러났다”는 앵커의 멘트에 이어, 9일 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는 홍 시장을 직접 인터뷰한 내용 등 폭설 속 외유와 관련된 내용을 보도했다.
MBC는 “수도권에 20cm 넘는 폭설이 쏟아진 지난주 월요일. 부천시도 도시가 마비됐고, 모든 공무원에게 비상 근무령이 떨어졌고, 바로 다음날, 홍 시장은 자매도시인 하얼빈시의 눈축제 관람 명목으로 출국했다”면서 “도시 전체가 눈 때문에 비상이 걸렸는데, 시장은 눈 축제를 보러 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MBC는 이어, “홍 시장의 출장에는 공무원 7명과 시의원 7명, 시민교류단 32명, 여기에 부천 케이블TV 취재진 2명까지 모두 50명 넘게 동행했고, 제설을 담당하고 있는 부천시 도시환경국장도 함께 갔으며, 4박5일 가운데 하얼빈시 일정은 사흘, 나머지 이틀은 베이징에서 관광을 했다”면서 “만리장성, 명13릉, 이화원과 자금성 등 주요 관광지를 돌아 다녔고, 서커스 관람에 발마사지까지 받았으며, 부천시는 이번 출장에 세금 2천만원을 썼고, 홍 시장은 폭설 비상상황이 거의 끝난 어젯밤에야 귀국했다”고 보도했다.
MBC는 특히 귀국한 홍 시장과 공항에서 인터뷰 한 내용도 전했다. 기자가 폭설이 내린 다음날 하얼빈시 빙등축제에 참가한 이유를 묻자 홍 시장은 “외교사절로서 간 것이고, 미리 계획이 돼 있어서 갔던 것”이라고 대답했고, 재차 묻자 “저는 시민 앞에 부끄러운 게 없다”고 했다.
MBC는 홍 시장은 재임 기간중 잦은 해외 출장도 문제 삼았다. “재임 기간 5년 반 동안 29차례나 다녀왔으며, 미국, 중국, 일본, 프랑스, 러시아, 두바이, 필리핀까지 대부분은 자매도시 방문이었고, 부천시청 로비 한쪽에는 자매도시에서 받은 선물이 가득 전시돼 있다”고 지적했다.
MBC는 이어 “재임기간 중에 30번 정도를 나간다고 하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본다. 우리 부천시가 지금 재정자립도가 53％에 불과하다”는 강동구 시의원과 인터뷰 내용을 소개했다.
MBC는 마지막으로 “부천시는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의 시민 청렴도 평가에서 체 75개 자치단체 가운데 꼴찌 수준인 72위를 차지했다”면서 “부천시 선관위는 지방선거를 넉 달 앞두고 시장이 대규모 시민교류단과 중국 관광을 한 것이 선거법 위반인지 조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10일 KBS <9시 뉴스>
KBS는 10일 <9시 뉴스>에서 ‘제설 비상 속 외유’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지난주 내내 수도권 지자체들이 제설작업에 비상이 걸렸는데, 부천시장은 이 기간에 쭉 중국에 있었고 관광일정이 많았는데, 시민들이 이해를 해줄까요?”라는 앵커 반문과 함께 홍 시장이 귀국하던 지난 9일 공항에서 현장 인터뷰 한 내용 등을 보도했다.
KBS는 “기록적 폭설이 내린 지난주 수도권은 교통 마비 상태에 빠졌고 자치단체들은 제설 작업에 분주했는데, 홍건표 부천시장은 폭설이 내린 다음날인 지난 5일 중국으로 출장을 떠났다가 닷새 만인 어제 귀국했다”면서 “자매도시인 하얼빈시 초청으로 빙설축제에 다녀왔으며, 현지에서는 하얼빈 시장 등을 만나 성공적인 외교활동을 했다는 게 홍 시장의 설명”이라며 인터뷰 내용을 소개했다.
홍 시장은 인터뷰에서 “50여명의 방문단이 같이 가고 그랬는데, 지방외교로서 성공적으로 외교를 하고 왔다”고 말했다.
KBS는 이어, “홍 시장 일행은 중국 방문 사흘째 하얼빈시를 떠나 베이징에서 이틀을 보냈고, 베이징 일정표를 확인해 보니 만리장성과 이화원, 자금성 등 유명 관광지 방문으로 채워져 있고 심지어 발맛사지 체험까지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KBS는 또 “홍 시장 등 부천시 대표단과 함께 자비로 중국을 방문했다는 시민교류단 39명을 조사해 보니, 시청 직원이 2명, 시의원이 3명, 의회직원 3명이 포함돼 있다”며 “시청 직원은 자비가 아닌 출장비를 받았다고 실토했고, 시의원과 의회 직원들도 의회 예산을 일부 지원받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KBS는 익명의 부천시의원을 통해 “매년 의회 직원, 공무원 다 같이 하얼빈 갈 때마다 그런 식으로 추진돼서 갔다오고 그랬다”라는 녹취 내용도 전했다.
KBS는 “홍 시장은 시민교류단의 안전을 책임지려고 시장으로서 베이징까지 동행했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고 주장한다”며 인터뷰 한 내용을 소개했다.
KBS 기자가 ‘국민들이 다 보고 있을텐데 당당하십니까?’라고 묻자, 홍 시장은 인터뷰에서 “저는 시민들 앞에 부끄러운 것이 없다”고 답했다.
“홍 시장은 재임 기간 56개월 동안 자매도시 방문 등을 이유로 모두 28차례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고 KBS는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