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은 오는 24일 실시되는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실패하면 시장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오새훈 시장은 21일 오전 10시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8월24일 치러질 이번 주민투표 결과에 제 ‘시장직’을 걸어 그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의 제 결정이 이 나라에 ‘지속가능한 복지’와 ‘참된 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리고 열매를 맺는데 한 알의 씨앗이 될 수 있다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고 해도 더 이상 후회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 시장은 “복지는 부자가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돕는 복지, 꼭 필요한 데 꼭 필요한 만큼 드리는 맞춤형 복지로 나아가야 다음세대에게 부담과 빚을 떠넘기지 않는 ‘지속가능한 착한 복지’를 구현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오늘 이 결정이 예측불허의 수많은 후유증을 남길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번민 속에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은 이 나라가 인기영합주의의 ‘빠른 복지’가 아닌 다음 세대, 그 다음 세대까지 배려하는 ‘바른 복지’의 시대로 나아갔으면 하는 절박한 심정, 그 한 가지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복지 원칙을 바로 세울 수 있는 있는 것은 내년 총선과 대선 앞에 흔들리는 여야 정치인이 아니라 오직 유권자 여러분”이라며 “반드시 33.3% 투표율을 넘겨 시민의 엄중한 뜻이 어디에 있는지를 확실히 보여주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시장은 “주민투표가 임박해올수록 선거의 순수성을 훼손하려는 전방위 공격이 거세지고 있지만, 한정된 재정으로 운영되는 국가와 지자체가 과연 어떻게 복지를 펼치는 것이 합당한 일인지 시민들께서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실 것이라 믿는다”며 “오는 24일 주민투표에서는 지지정당, 이데올로기를 모두 떠나 소중한 한 표로써 자신의 소신을 당당히 밝혀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한편, 오 시장은 이번 주민투표에서 투표율 미달로 개표도 못한 채 주민투표가 무산되면 시정운영에 상당한 어려움에 부닥칠 것으로 보고 막판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오 시장이 이번 주민투표에 시장직을 걸면서 결과에 따른 정치권 파장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이번 주민투표에서 승리할 경우 서울시정은 물론 여권의 정국 주도권에 탄력이 붙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실패할 경우 시장직에서 물러나야 하는 관계로 서울시장 보궐선거 실시에 따른 내년 총선과 대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오는 24일 실시되는 주민투표에서 투표 참가와 투표 거부에 따른 투표율 33.3%의 마지노선을을 놓고 더욱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8월24일 서울시 주민투표는…
주민투표 투표인수 838만7천278명
279만5천760명 투표해야 개표 가능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는 8월24일 실시하는 서울시 주민투표의 투표인수를 총 838만7천278명으로 최종 확정, 이 중 투표당일 일반투표소에서 투표할 투표인수는 부재자투표 대상자 10만2천832명을 제외한 828만4천446명이다.

이에 따라 이번 주민투표가 유효하려면 주민투표권자의 3분의 1인 279만5천760명이 투표를 해야 한다.

주민투표는 일반 선거투표 절차와 같으며, 8월24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주민투표권자가 속한 자치구의 동 주민센터, 학교, 자치회관, 경로당 등에 마련된 투표소를 방문해 투표하면 된다. 투표소에 갈 때에는 신분증을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이번 서울시 주민투표는 두 가지 안 중에서 한 가지를 ‘선택’하는 투표다. A안은 ‘소득 하위 50%의 학생을 대상으로 2014년까지 단계적으로 무상급식 실시’, B안은 ‘소득 구분 없이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초등학교는 2011년부터, 중학교는 2012년부터 전면적으로 무상급식 실시’다.

서울시민들은 두 가지 안 중에서 한 가지에 투표함으로써 세금을 어떻게 쓸 것인지에 대해 직접 선택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