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25일부터 12월5일까지 부천시 정수과와 콜센터에는 시민들로부터‘수돗물에서 냄새(흙냄새)가 난다’는 민원이 230건 남짓 접수됐다.

부천시에서도 그 원인을 찾기 위해 여간 고민한 게 아니었으나, 다행히도 ‘기후 변화’로 인한 조류(藻類)의 이상 번식으로 인한 것으로, 인체에도 위해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가 지난 9일 베포한 보도자료(바로 가기 클릭)에 따르면 ‘수돗물에서 냄새가 난다’는 민원은 부천시와 비슷한 시기에 경기도 남양주시와 양평군 지역에서는 대량으로 발생했으며, 이같은 민원은 12월 들어 감소 추세이며, 그 원인이 다름 아닌 ‘기후 변화’로 인한 조류(藻類)의 이상 번식으로 밝혀져 당국이 조치에 나섰다고 밝혔다.

조류의 이상 번식은 예년보다 적은 강수량, 높은 기온 등의 기후 변화로 인해 올해 11월초부터 북한강 수계에 나타난 현상으로, 확인 결과 냄새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물질인 ‘지오스민’ 농도가 기준치(20ppt)의 2~100배가 넘게 검출됐다는 것.

팔당 취수장에서 검출된 ‘지오스민’은 조류의 대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수돗물에 흙냄새를 유발하는 원인 물질이며, 인체 위해성이 없고 100℃에서 3분 정도 끓이면 쉽게 제거되긴 하지만, 동절기를 맞아 북한강 수계에 조류가 이상 증식한 것은 처음 있는 특이한 현상이라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과거 팔당호지역에서는 여름철인 6~8월 사이 ‘지오스민’이 일시적으로 발생했으나, 이번처럼 동절기에 집중적으로 발생된 것은 처음이며, 이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 기후로 기온 상승, 강수량 부족 등이 복합 작용해 발생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환경부는 또 기상청에 따르면 11월 ‘이상 고온 현상’으로 평균 기온이 측정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수온 또한 작년에 비해 3℃이상 높게 나타나 12월 현재 8℃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관계로, 수돗물 냄새 민원을 해소하고자 지자체, 한국수자원공사, 한국환경공단, 한국수력원자력㈜ 등과 긴밀히 협조해 북한강 수계 모니터링 강화와 북한강과 남한강 상류댐의 방류량을 늘리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수장에서 ‘지오스민’ 등 냄새물질을 원활하게 제거하기 위해서는 ‘고도 정수 처리시설’을 설치해야 하지만, 현재 수도권 37개 정수장 중 고도처리시설을 설치한 정수장은 2개소(영등포, 시흥)에 불과해 현재 냄새 제거에 한계가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환경부는 최근 강우량이 늘고 기온이 낮아지고 있어 ‘지오스민’ 농도는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지만, 당분간 분말 활성탄 투입 등을 통해 수돗물 냄새 발생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고, 향후 ‘고도 정수 처리시설’ 설치를 확대해 냄새 문제에 근원적으로 대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부천시는 환경부의 설명대로 ‘지오스민’으로 인해 “수돗물에 냄새가 난다”는 민원이 콜센터에는 200여건, 정수과에는 11월25일 4건, 27일 4건, 28일 8건, 30일 4건, 12월1일 3건, 2일 3건, 5일 3건 등 29건이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11월24일부터 12월4일까지 까치울정수장으로 들어오는 팔달 취수원의 원수에서 ‘지오스민’ 농도가 기준치(20ppt) 보다 훨씬 54~270ppt까지 검출됐으며, 노온정수장으로 들어오는 팔당 취수원의 원수에서도 45~295ppt까지 검출됐다고 한다.

시는 이에 따라 11웡24일 분말 활성탄 재고량 13톤(약 8일분)을 까치울정수장과 노온정수장에 투입(1.8톤/일)해 냄새 유발물질 흡착하는 한편, 후염소 투입량 증가(0.65ppm→1.1ppm)로 인해 다음날인 11월25일에는 분말 활성탄을 1차로 12톤을 수의계약을 통해 긴급 구입했다.

시는 이어, 11월28일에는 분말 활성탄을 2차로 32톤을 긴급 구입키로 했으나 공개 입찰로 인해 상당 기간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기온이 낮아지면서 ‘지오스민’ 농도가 낮아지기를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