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천사 된 자린고비' △정인조 글로벌21㈜ 대표(사진 왼쪽)가 지난 19일 부천희망재단을 방문, 김범용 상임이사에게 1억5천만원을 기탁하고 있다.

정 대표가 부천과 인연을 맺은 것은 30대 중반이던 1982년 약사인 부인과 함께 부천으로 이사를 오면서 부천 지역사회 운동에 헌신해 왔으며, 지난해 발족된 부천희망재단의 제안자로 참여하면서 발기인이 된 이후 재단 설립 초기 1년 동안 직원 인건비 1천200만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정 대표의 이같은 나눔의 실천은 일상생활에서도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그는 주례 요청을 받을 때마다 신랑과 신부에게 2가지 조건을 제시, 동의를 받고 나서야 허락하는데, 그 두가지 조건은 ‘1년에 한번 주례에게 밥을 산다’, ‘급여 1%를 반드시 기부한다’는 것으로, 인생 선배로서 결혼생활 애프터서비스(AS)를 해주겠다는 따뜻한 마음과 살아가면서 기부를 실천하며 살라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한다.

정 대표는 부인 조우진 여사와 평등한 부부관계를 유지하며 절약과 검소의 생활을 실천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집에 있는 가구나 의류는 신혼 초의 것을 아직도 사용하고 있는데, 주변의 지인과 녹색가게 등에서 구한 것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특히 부인 조우진 여사는 1회용 비닐봉지, 편지봉투 하나도 반드시 서너번씩 사용하고, 지인들에게 얻은 옷을 수선해 입고, 교회에서 소풍을 갈 때도 음료수 한병 값조차 아낄 정도로 검소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부천희망재단 측은 이같은 정인조 대표 부부의 검악한 삶을 소개하면서 “자신들을 위해서 돈을 쓰는 것은 벌벌 떨면서도 정작 사회에 기부할 때는 조금도 아까워하지 않는 모습에서 영국의 부호 ‘존 모레’를 연상하게 된다”고 밝혔다.
존 모레의 유명한 기부 일화는 이렇다. 한 할머니가 찾아와 그에게 기부금을 낼 것을 청하자, 흔쾌히 5만달러를 내겠다고 했는데, 할머니가 처음에 그를 만났을 당시에는 읽고 있던 책에서 눈을 떼고 켜놓았던 두개의 촛불 가운데 하나를 끄는 것을 보고 ‘이 분은 작은 것도 아끼시는 분이구나, 이 분에게서 기부금을 받기는 어렵겠구나’ 하고 생각을 했지만, 그가 말하기를 “글을 읽으려면 촛불 두개를 켜야 하지만 대화를 할때는 하나면 족하다”면서 “제가 그동안 이렇게 아낀 촛불 하나하나가 모여 지금 5만달러를 기부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부천희망재단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정인조 대표 부부의 삶을 소개하면서 “기부천사가 된 자린고비, ‘존 모레’와 닮았다”고 강조했다.

김범용 재단 상임이사는 “정 대표가 기부한 1억5천만원을 ‘정인조 풀뿌리 시민지원기금’의 밑돌로 삼아 부천 지역사회에서 올바른 삶을 살면서 공공의 이익을 위해 일하고 있는 부천지역 비영리 활동가 지원기금으로 사용하겠다”면서 “지역의 기업과 개인 등이 부천희망재단에 기부하면 당사자의 이름을 붙인 기금을 조성할 계획이며, 이런 기금이 100개가 만들어진다면 부천은 더욱 따뜻한 도시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한편, 부천 원미구 중1동1144-4번지 현해탑프라자 4층 403호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사)부천희망재단(www.hopefoundation.or.krㆍ바로 가기 클릭)은 지난해 3월29일 나눔과 기부문화 활성화를 목표로 창립한 경기도내 최초의 지역재단이다.

부천지역 가톨릭대, 서울신학대, 유한대학교, 부천대학교 등 4개 다학 총장 등 지역인사 90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해 마중물이 될 수 있는 기금을 기부했으며, 현재 400여명의 시민들이 후원회원으로 가입하고 있고, 부천FC축구팀 자선경기,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장사익 자선 연주, 부천시의원 및 공무원, 만화영상진흥원 직원 급여 끝전 모금운동 등 다양한 기부와 나눔으로 이어지고 있다. ☎(032)321-9123, 후원계좌(농협 301-0085-045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