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사무소 복지공무원을 사칭해 홀로 사는 어르신들을 찾아가 국가보조금을 받으려면 건강검진을 받아야 한다며 소변을 받아오라고 한 뒤 자리를 비운 사이 방안을 뒤져 금품을 훔쳐 달아난 4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부천오정경찰서는 5일 부천지역 일대를 돌며 2011년 11월부터 최근까지 2년간 홀로 사는 어르신들의 집을 찾아다니며 이같은 수법으로 모두 19차례 걸쳐 56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특가법상 상습절도)로 김모(49)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부천지역에서 7년간 택배 관련 일을 하며 지리를 익힌 뒤 사리 분별력이 낮고 피해내용을 금방 잊어버리는 고령의 독거노인들을 상대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빈곤층 노인들을 상대로 한 상습 절도범을 검거하기 위해 전담반을 편성, 부천시 전역 방범용 CCTV 40대를 분석, 2개월에 걸친 탐문과 잠복 수사 끝에 지난달 27일 불심검문을 통해 김 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특히 김 씨가 혼자 거주하는 고시원 옥탑방을 수색, 26건의 범행 일체를 기록한 A4 용지 26매를 찾아내 인접 경찰서와 공조해 지금까지 총 19차례 걸쳐 56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것으로 밝혀냈다.

경찰 조사에서 김 씨는 2011년 11월 케이블TV를 보다가 이같은 범행 수법을 알게 됐고, 실제로 범행을 재현해보니 의외로 범행이 쉬우면서도 수입도 괜찮아 이같은 범행을 했다고 진술했다.

부천오정경찰서 형사과 강력2팀 정상구 팀장(경위)는 “김 씨로부터 피해를 입은 홈몸 어르신들은 주로 폐지나 고물 등을 팔아 근근이 생활하는 터여서 피해를 입은 뒤 ‘억울해서 밥도 먹지 못하고 죽고 싶었다’, ‘그동안 공무원이라면 믿고 생활했는데 이제는 그 누구도 믿지 못하겠다’며 억울함과 불안감 등을 호소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