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리츠) 씨가 2일 새벽에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 달아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강남경찰서는 강씨를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ㆍ사고후 미조치) 혐의로 입건하고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이날 오전 2시48분께 숙소인 삼성동 G호텔로 향하던 중 삼성역 사거리에서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고 직후 강씨와 동승했던 친구 유모(29) 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자신이 운전했다고 진술했지만, 경찰이 차량 블랙박스를 확인한 결과 운전은 강씨가 했다는 사실을 파악, 숙소로 돌아간 강씨를 불러 이날 오전 5시30분께부터 1시간30분 가량 조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정지 수치인 0.084%였고, 강씨는 음주운전 혐의를 시인했다.

경찰 조사에서 강씨는 삼성동의 한 식당에서 술을 마신 뒤 숙소로 향하다 사고를 냈다고 진술했고, 친구 유씨는 “친구라서 선의로 (내가 운전했다고) 말했다” 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강시와 유씨가 사전에 미리 짜고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했는지 여부 등에 대해서도 조사해 강씨가 유씨에게 지시 또는 부탁을 한 정황이 확인되면 범인도피ㆍ교사 혐의를 추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강씨는 이번 음주 뺑소니 혐의로 인해 내년 3월7~22일까지 열리는 국가간 야구대회인 2017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도 어려울 전망이다.

강씨는 지난 6월에도 미국 시카고에서 경기가 끝난 뒤 숙소에서 데이트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만난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미국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한편, 강정호 선수는 지난 2006년 한국 프로야구(KBO)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해 2014년까지 넥센 히어로즈에서 활약했으며, 2015년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계약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내셔널리그 ‘올해의 신인’ 투표에서 3위를 차지하는 등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