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 가운데 세 번째로 재판을 받는 박근혜(65) 전 대통령의 첫 정식 재판이 23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이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첫 공판에 공판 시작 전까지만 법정에 출석하는 박 전 대통령의 카메리 및 사진 촬영을 허가하기로 했다.

법원의 이같은 결정은 대부분 법정 내 촬영을 허락하지 않지만, 전직 대통령이 피고인으로 법정에 서는 역사적인 재판이라는 점을 감안해 허가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재판 내내 촬영은 불가능하다. 재판부는 공판 개시 전까지로 촬영시간을 제한했다.

법원은 지난 1996년 전두환ㆍ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이 12·12사태와 비자금 사건으로 기소돼 나란히 법정에 섰을 때도 언론에 공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이후 21년 만에 전직 대통령이 법정에 선 모습을 국민들이 보게 됐다.

박 전 대통령은 삼성 등 대기업에서 592억 원의 뇌물을 받거나 요구한 혐의 등으로 지난 3월31일 구속된 이후 53일 만에 모습이 공개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세간의 관심은 박 전 대통령이 어떤 모습으로 법정에 서게 될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수의를 입고 법정에 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형이 확정되지 않은 미결수는 수감번호를 왼쪽 가슴에 패용한 사복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사복 차람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박 전 대통령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올림머리를 하기 위해서는 금속핀이 필요하지만 구치소에는 반입할 수 없기 때문에 다른 형태의 머ㅗ리 모양으로 하고 나올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서울구치소에서 법원까지 호송차량을 타고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전직 대통령 예우 등에 따라 다른 피고인들과 분리돼 호송차를 혼자 타지만 청와대 경호실의 경호는 받지 않는다.

이날 법정에는 박 전 대통령과 40년 지기로 ‘국정농단’ 사태의 시발점이 돼 뇌물수수 등을 공모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최순실(61) 씨와 법정에 서게 됐고, 뇌물을 준 혐의로 함께 기소된 신동빈 롯데 회장도 법정에 출석한다.

이날 재판에서는 검찰이 박 전 대통령의 공소사실을 설명하고, 박 전 대통령이 직접 공소사실을 인정하는지 밝히는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재판부는 이날 첫 재판 이후 일주일에 적어도 3번 이상 재판을 열어 박 전 대통령 사건을 집중 심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