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1년여 동안 검찰의 다섯 번에 걸친 소환 조사와 세 차례 영장 실질심사를 거친 끝에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15일 새벽 결국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권순호(47)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혐의 사실이 소명되고 특별감찰관 사찰 관련 혐의에 대해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권 부장판사는 앞서 지난 4월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두 번째로 청구된 영장을 기각한 바 있다.

검찰은 어제(14일) 열린 영장 실질심사에서 우 전 수석의 직권남용과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를 언급하며 구속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청와대 민정수석 재직 당시 국가정보원으로 하여금 이석수 당시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 등 공직자와 민간인을 뒷조사했다는 의혹이다.

우 전 수석 측은 국정원에 불법사찰을 지시한 적이 없고, 민정수석의 통상적인 업무를 수행했을 뿐이라고 반박했고, 불법사찰을 실행한 것으로 의심받는 추명호 전 국정원 국장과도 업무상 연락을 주고받았을 뿐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추 전 국장의 직속 상관인 최윤수 전 국정원 2차장의 구속영장은 최근 기각됐다.

검찰은 우 전 수석이 과학기술계 인사와 진보 성향 교육감의 뒷조사를 국정원에 지시한 정황도 포착했다.

우 전 수석의 구속으로 올 연말까지 핵심 인물 수사를 마무리할 목표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검찰 국정원 수사팀은 한 시름 덜게 됐으며, 우 전 수석에게 적용된 혐의는 국정농단 사건과도 관련돼 있어 앞으로의 수사에도 진척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