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제공하거나 약속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2심(항소심)에서도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서울고법 형사13부(정형식 부장판사) 심리로 27일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에 직접 나온 박영수 특검은 “이 사건은 경영권 승계를 대가로 대통령과 그 측근에게 뇌물을 준 정경유착 사건의 전형”이라며 이 부회장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이 부회장과 함께 기소된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과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에게는 각각 징역 10년을,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에게는 징역 7년을 구형했다. 해외 도피 금액인 78억9천430만원에 대한 추징도 요청했다.

이 부회장의 항소심 결심공판 소식을 전한 YTN 등 국내 언론매체에 따르면 특검은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이 기존에 알려진 세 차례 단독 면담 외에 2014년 9월 12일 청와대에서도 독대한 것으로 보고 공소장을 변경했고, 1심에서 단순 뇌물죄를 적용했던 삼성의 승마 지원에 대해서는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선택적으로 추가했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은 자신이 2014년 청와대를 방문하고도 기억을 못한다면 ‘치매’라는 표현으로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최후 진술에서 삼성가의 외아들로 후계자 자리를 두고 다툴 일도 없던 자신이 다른 누구에게 청탁할 이유가 없다고 호소했고, 모든 것이 자신의 불찰이고 모든 것이 저와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시작된 만큼 모든 법적 책임과 도덕적 비난도 다 지겠다며 다른 피고인들에 대한 선처를 부탁하면서 구속된 최지성 실장과 장충기 사장께 최대한 선처를 부탁드란다고 말했다.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이재용 부회장의 항소심 선고는 내년 2월 5일 내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