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과 뇌물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구속된 이명박(78ㆍMB) 전 대통령이 법원의 보석(보증금 등 조건을 내건 석방) 허가로 지난해 3월 22일 구속영장이 발부된 지 349일 만에 서울동부구치소에서 석방된다.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는 6일 항소심 첫 공판기일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보석 청구를 인용했다.

재판부는 10억원의 보증금을 납입하고, 석방 후 주거는 주소지(자택) 한 곳으로만 제한했으며, 이 전 대통령이 배우자와 직계 혈족 및 그 배우자, 변호인 외에는 누구도 자택에서 접견하거나 통신을 할 수 없다는 조건도 달았다.

앞서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은 구속 만기일인 4월 8일 전까지 재판을 끝내기 어렵고, 건강 문제가 심각해 불구속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지난 1월 29일 항소심 재판부에 보석을 청구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고 구치소에서 건강 관리를 받고 있다며 보석에 반대했으나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편, 구속된 전직 대통령이 보석으로 풀려난 것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처음이다.

앞서 군사 쿠데타와 비자금 조성 등으로 1997년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17년을 확정받은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은 같은해 12월 특별사면으로 석방된 바 있다.

국정 농단 사건으로 2017년 4월 17일 구속 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구속 수감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