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11일 일본 동북지방을 강타한 대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부천 관내 중소기업들의 피해는 ‘제한적’인 수준이지만, 장기화 될 경우에는 ‘부품소재 조달 차질’ 등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조사됐다.

부천상공회의소(회장 장상빈)가 관내 소재 상시근로자 10인 이상 제조업체 130곳을 대상으로 ‘일본 대지진 발생에 따른 부천지역 산업 피해 실태’를 조사한 결과, ‘현재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9.2%로 나타났고,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피해가 예상된다'는 기업은 49.2%로 나타났고, 41.6%는 ‘영향이 없다’고 응답했다.

또, 피해가 이미 발생했거나 향후 피해가 우려된다고 응답한 기업체의 46.7%는 주된 피해로는 ‘일본지역 수출과 매출 차질’을 꼽았고, 37.8%는 ‘부품 소재 조달 차질’, 6.7%는 ‘물류 차질’, 4.4%는 ‘생산장비 수입 차질’ 등을 꼽았다.

부품소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체를 대상으로 재고 확보 현황을 조사한 결과, ‘1개월 이상 재고를 확보하고 있다’는 기업은 35.6%, ‘1개월 미만의 재고 확보’(35%), ‘3개월 이상의 충분한 재고 확보’(23.5%), ‘재고량이 1주일 이내’(5.9%)로 나타났다.

일본 현지 기업과 거래 중인 기업체를 대상으로 일본 거래처의 피해 현황을 조사한 결과, ‘큰 피해로 가동 중단 상황 초래’와 ‘연락 두절 등 현황 파악 불가’와 같은 심각한 상태에 놓인 기업은 없었지만, '일부 피해로 생산 중단'(31.1%), ‘생산 차질’(37.8%)로 응답했고, 31.1%는 ‘지진으로 인한 영향은 없고 정상 가동’이라고 답했다.

이런 가운데 67.7%는 ‘특별한 대응 활동없이 사태를 주시중' 이라고 응답했으며, '대체 수입선이나 수출선 모색'(13.8%), ‘생산 및 설비투자 계획 검토ㆍ변경’(10.8%), '안전점검활동 강화'(7.7%) 등 적극적인 대응을 하고 있는 기업은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 대지진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47.7%는 ‘글로벌 경기침체’, 32.3%는 ‘일본과의 교역 차질 장기화’, 15.4%는 ‘국내 유사사태 발생 가능성’ 등을 꼽았다.

또한 일본 피해 복구를 지원과 관련, 75.4%가 ‘지원하지 않겠다’고 응답해 대지진 발생 초기에 국민적인 성원으로 일본을 지원했던 것에 비해, 독도 영유권 문제와 방사능 유출문제가 전면적으로 부각되면서 일본에 대한 지원 계획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고, 피해 복구 지원 방안을 검토 중인 기업은 50.3%가 ‘금전 지원’, 49.7%가 ‘물품 지원’이라고 응답했다.

일본 대지진이 한국에 끼친 영향과 관련해서는 한국의 원자력시설 재점검 및 현시점에서 안전 불감증에 빠진 국내산업 현황을 되돌아 봐야 한다는 의견과 더불어 부품소재산업은 전통적으로 일본에 의지하는 면이 크기 때문에 기술 개발을 통한 국내 부품소재산업의 활성화를 통해 일본산 부품소재 사용 비중을 낮추고 국내산 부품소재의 사용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 등을 제시했다.

이같은 조사결과에 대해 부천상공회의소 천인기 사무국장은 “일본 동북부 지역의 전자ㆍ반도체 생산공장이 단기간에 정상화되기 어려운 만큼 해외 수출시장에서 우리 기업의 반사이익이 기대되지만, 부천 관내 기업 중 일부는 핵심부품을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는 만큼 중ㆍ장기적으로 우리 기업의 피해 최소화를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