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부천소방서 앞 원미구 중동 1116번지 일원 중심사업지역 및 특별계획구역 1만1천289㎡ 터(옛 펏펏골프장 부지)에 66층 규모의 초고층 주상복합 쌍둥이빌딩 건립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인근 연화마을 아파트주민들이 일조권 침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날로 커져가고 있다.

5일 연화마을 대원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측에 따르면 이 아파트 주민들은 어제(4일) 오후 위탁관리업체 선정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각 동별로 주민 반상회를 개최한 자리에서 이같은 일조권 침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본격 제기됐다고 한다.

연화마을 주민들의 일조권 침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초고층 주상복합 쌍둥이빌딩인 ‘(가칭)부천 중동 리첸시아(RichenSIA) 주상복합건물’의 신축을 추진하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흘러나오기 시작했으나, 환경 전문 변호사들로부터 승산이 없을 것이라는 자문 결과를 전해듣고는 한때 수그러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날 주민 반상회에서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일조권 침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다시 제기된 것은 최근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2단지 재건축조합과 시공사인 삼성물산이 인근 아파트의 일조권 침해에 대해 42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는 법원의 화해권고 결정이 나왔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고 입주자대표회의측은 전했다.

실제, 서울 반포주공2단지 재건축아파트는 기존 5층짜리 아파트 자리에 최고 32층까지 초고층 아파트 28개동이 들어설 예정으로 공사를 진행하자, 인근의 대우 푸르지오아파트 주민 256명이 “재건축 아파트가 완공되면 일조권을 침해당한다”며 재건축조합과 삼성물산을 상대로 낸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는 “재건축조합과 삼성물산은 42억1천918만원을 배상하라”는 내용의 화해권고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재건축 아파트가 완공되면 인근 주민들에 대한 일조 시간이 짧아지는 피해를 보게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서울처럼 토지 이용이 고도화된 지역에서는 건물 고층화에 따른 일조 침해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주민들이 청구한 손해배상금 중 70% 정도만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에 재건축조합과 삼성물산, 인근 주민들은 법원의 화해권고 결정에 대해 2주 내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화해가 성립됐다.

이번 배상액은 총액 기준으로 지난 2004년 서울 도곡동 진달래아파트 일조권 분쟁 당시의 108억원에 이어 사상 두번째로, 조망권과 달리 일조권에 대해서는 법원이 보호받아야 할 중요한 거주환경권으로 보고 있다는 판결로 해석되고 있다.

연화마을 주민들은 추석 연휴가 지난 이후 초고층 쌍둥이빌딩이 들어서는 곳에 가까운 곳인 벌막공원 옆에 위치한 1414동과 1418동 아파트 벽면에는 초고층 빌딜 신축을 반대하는 대형 현수막을 내걸었다.

주민들은 ‘허울좋은 초고층에 연화마을 죽어간다’, ‘엉터리 교통영향평가를 취소하라’, ‘다닥다닥 콘크리트 장벽 신도시 두동강 난다’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다.

연화마을 대원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측은 “4일 오후에 각 동별로 열린 주민 반상회는 13년동안 위탁관리업체 문제를 다루기 위해 개최했으나, 자연스럽게 부천소방서 앞에 들어서는 초고층 쌍둥이빌딩과 관련 일조권 침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면서 “집단손해배상 소송 제기 등에 관한 구체적인 얘기는 나오지 않았지만 향후 대책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같다”고 말했다.

연화마을 대원아파트는 지난 95년 10월 입주했으며 총 386세대 8개동으로 단지가 조성돼 있다.

한편 66층 규모의 초고층 주상복합 쌍둥이빌딩 ‘(가칭)부천 중동 리첸시아 주상복합건물’ 신축사업의 시행사는 ㈜HJ라이프씨앤디(대표이사 오민권·원미구 중동 1152-2 메트로팰리스 1차 202호)이고, 시공사는 금호건설로 지난 8월22일 부천시에 사업시행인가(사업승인) 신청을 접수한데 이어 현재 경기도에 사전승인 절차를 이행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