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미구 역곡2동사무소(동장 이덕한)는 1층 6평 남짓한 공간에 ‘무인(無人) 알뜰매장’을 운영, 호평받고 있다.

역곡2동 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 심재방) 주관으로 지난 5월부터 운영되고 있는 이곳은 주민들이 집안정리를 하다가 그냥 버리기엔 아까운 헌 옷가지, 가방류, 운동화와 구두 등 신발류, 각종 서적과 장난감 등 온갖 생활용품들을 모아 진열해 놓고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사람이 없이 운영되기 때문에 계산대에는 ‘모든 물건은 1천원, 수익금은 어려운 이웃에게’라는 문구가 적힌 모금함이 설치돼 있고 재활용품 기증자 및 이용자 대장만이 비치돼 있을 뿐이다.

주민들 스스로가 무인 알뜰매장이란 아이디어를 짜내기까지에는 적지않은 시행착오도 겪어야 했다.

지난해 9월 동사무소 숙직실을 개조해 재활용품 가게를 만들 당시에는 시간당 2천원을 지급하는 임시직 판매원을 뽑아 운영했지만, 주민들의 발길이 뜸한 나머지 월 20만~30만원의 적자에 시달리다 5개월만에 문을 닫아야만 했다.

그러나 주민들 사이에서 ‘결국 버려야 할 물건이라면 누가 집어간들 무슨 상관이겠느냐’는 의견들이 제시되면서 무인 알뜰매장이 탄생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주인도 없는 알뜰매장 모금함에는 하루 평균 1만~3만원의 돈이 쌓이기 시작하면서 최근까지 70여만원이 모아졌다고 한다.

올 연말이나 내년 학기초에는 무인 알뜰매장의 모금함에 쌓인 돈으로 인근 부천동초등학교 학생 가운데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 10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할 계획까지 세울 정도로 ‘가장 양심적인 돈’이 채곡채곡 모아지고 있다.

주민자치위원회와 부녀회는 보다 많은 주민들이 이곳을 찾을 수 있도록 이용하는 주민에게 재생비누를 사은품으로 전달하기로 하는 한편 산지 농산물을 싼값에 파는 무인 특산물 매장도 운영할 계획이다.

무인 알뜰매장은 평일(월~ 금요일)에는 오전 9시~ 오후 5시까지, 토요일은 오전 10시~ 오후 1시까지 문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