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 15분께 사저에 도착, 남자 어린이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밝은 표정을 지어보였다.
박 전 대통령은 사저 앞에 모인 5천여명의 지지자들을 향해 “존경하는 달성군민 여러분 그리고 대구시민 여러분. 박근혜입니다. 오랜만에 여러분께 인사를 드립니다. 돌아보면 지난 5년의 시간은 저에게 무척 견디기 힘든 그런 시간들이었습니다. 힘들 때마다 저의 정치적 고향이자 마음의 고향인 달성으로 돌아갈 날을 생각하며 견뎌냈습니다”라며 인사말을 시작했다.
이 때 갑자기 소주병이 날아 들었고, 주변에 있던 경호원들이 박 전 대통령을 에워싸며 보호했고, 2~3분간 인사말이 중단되는 돌발상황이 발생했으나 다행히 큰 불상사 없이 상황이 정리됐다.
박 전 대통령은 “이야기가 끊겨서…”라고 말한 뒤 바로 차분하게 인사말을 이어갔다.
박 전 대통령은 “24년 전인 1998년, 낯선 이곳 달성에 왔을 때 처음부터 저를 따뜻하게 안아주고 보듬어주신 분들이 바로 이곳의 여러분들이고, 그러한 지지와 격려에 힘입어 보궐선거에서 처음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연이어 지역구 4선 의원을 거쳐 대통령까지 했다”며 “달성군 관내의 명칭들을 보면 이곳 유가 또 구지, 다사, 하빈 같은 이국적인 느낌을 주는 그런 이름들이 많이 있는데 그런 만큼 저에게도 이곳은 특별한 느낌을 주는 그런 곳”이라고 달성군과의 각별한 인연을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제가 대통령으로 있으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한다고 했지만 이루지 못한 많은 꿈들이 있다. 제가 못 이룬 꿈들은 이제 또 다른 이들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며 “좋은 인재들이 저의 고향인 대구의 도약을 이루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저의 작은 힘이나마 보태려고 한다. 앞으로 이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또 좋은 이웃으로서 여러분의 성원에 조금이나마 보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 10일 국정농단 사건으로 파면됐고 같은달 31일 구속돼 국정농단,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 상납 등 혐의로 징역 22년이 확정돼 4년9개월 동안 수감 생활을 했고, 2021년 12월 24일 특별사면을 받아 같은해 12월 31일 0시 석방됐으며, 석방 후 건강 문제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오다가 24일 오전 8시32분께 퇴원한 뒤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부친인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부부 묘역을 참배하고 이날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 사저에 입주했다.
다음은 박근혜 전 대통령, 대구 달성군 사저 도착 인사말 전문(全文)
존경하는 달성군민 여러분 그리고 대구시민 여러분. 박근혜입니다.
오랜만에 여러분께 인사를 드립니다.
돌아보면 지난 5년의 시간은 저에게 무척 견디기 힘든 그런 시간들이었습니다.
힘들 때마다 저의 정치적 고향이자 마음의 고향인 달성으로 돌아갈 날을 생각하며 견뎌냈습니다.
제가 많이 부족했고 또 실망을 드렸음에도 이렇게 많은 분들이 오셔서 따뜻하게 저를 맞아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저에 대한 사면이 결정된 후에 이곳 달성의 여러분들이 제가 달성에 오면 편안한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돌봐드리겠다는 내용의 언론 기사를 보고 깊은 감동을 받았고 제가 참 행복한 사람이구나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24년 전인 1998년, 낯선 이곳 달성에 왔을 때 처음부터 저를 따뜻하게 안아주고 보듬어주신 분들이 바로 이곳의 여러분들입니다.
그러한 지지와 격려에 힘입어 보궐선거에서 처음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연이어 지역구 4선 의원을 거쳐 대통령까지 하였습니다.
저도 이곳 달성군에서 많은 곳을 구석구석 다녔습니다.
그래서 달성군 흙 속에 저의 발자국도 분명 많이 남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달성군 관내의 명칭들을 보면 이곳 유가 또 구지, 다사, 하빈 같은 이국적인 느낌을 주는 그런 이름들이 많이 있는데 그런 만큼 저에게도 이곳은 특별한 느낌을 주는 그런 곳입니다.
오늘 여러분을 이렇게 만나뵈니까 지난날의 이야기 한 가지가 떠올랐습니다.
제가 달성에서 선거운동을 한창 벌이고 있을 때 지나가던 어떤 분이 이곳 공기가 참 좋습니다,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저는 처음에 시골이니까 공기가 좋다는 말인가 이렇게 생각을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까 그 말은 이곳에서 선거 분위기가 좋다는 그런 이야기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돌아갈 수만 있다면 그때로 다시 갈 만큼 그 시절이 참으로 그립습니다.
시민 여러분, 제가 대통령으로 있으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한다고 했지만 이루지 못한 많은 꿈들이 있습니다.
제가 못 이룬 꿈들은 이제 또 다른 이들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인재들이 저의 고향인 대구의 도약을 이루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저의 작은 힘이나마 보태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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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이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또 좋은 이웃으로서 여러분의 성원에 조금이나마 보답해 나가겠습니다.
이곳에 여러분과 같이 좋은 분들과 함께 지낼 수 있게 돼서 무척 기쁘고 든든하게 생각합니다.
코로나 등으로 인해서 어려움이 많은 이 시기에 여러분들 건강 각별히 잘 챙기시고 또 앞날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