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가 가늘고 길면서도 모진 바람에 꺽이지 않는 것은 속이 비었고 마디가 있기 때문이다. 속이 빈 것은 욕심을 덜어내어 가슴을 비우라는 뜻이었다. 또한 사람마다 좌절, 갈등, 실수, 실패, 절망, 아픔, 병고, 이별 같은 마디가 없으면 우뚝 설 수 없다는 뜻이었다”고.
23일 오전 부천시의회 제157회 정례회 개회사에서 한윤석 의장은 이 말을 꺼냈다.
한 의장은 그러면서 “의회와 집행부의 존재 의미는 첫째가 시민을 위하는 것이며, 사사로운 감정이나 사심을 과감히 떨쳐버리고 대의를 위해 매진하는 것이야말로 진정 시민을 위하는 길”이라며 “크게 버리는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다는 글을 되새기면서 아무쪼록 이번 정례회가 알차게 운영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 의장은 개회사 서두에선 “지난 임시회(제156회)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제155회 임시회 본회의 의결로 출석 요구된 시장 및 관계공무원이 본회의 출석요구를 거부함으로써 회의가 진행되지 못하고 파행으로 치달은 것은 부천시의회를 경시한 것이며, 이는 곧 87만 시민을 경시한 것으로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이 없다”고 파행으로 산회된 임시회를 상기시켰다.
한 의장은 “의회는 합의제 기관의 표상으로써 의원 상호간, 그리고 의회와 집행부간에 의견이 존중되는 가운데 의사를 결정하는 신성한 민의의 전당”이라며 “법에서 정한 의회 대표권과 의사 정리권을 가진 의장의 사회로 진행되는 본회의는 관련 규정과 정해진 절차에 따르는 것이 당연하며, 의사진행을 방해하는 그 누구의 어떠한 행위도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제155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의회 의결로 시정질문에 대한 답변 및 안건처리를 위해 제2차 본회의에 출석한 시장과 관계공무원에 대해 거듭해 발언 중지 권고와 보충질문 답변을 위한 출석요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음으로써 회의 진행을 파행으로 몰아간 것은 부천시의회 역사상 초유의 사태로 지방자치의 근간을 훼손하는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시정을 책임지고 있는 시장의 상식을 벗어난 독선적이고 독단적인 행동이 5대 의회에서 거듭되고 있는데 대해여 부천시의회 전체 의원을 대표하여 깊은 유감의 뜻을 전한다”고 시집행부에 직격탄을 날리고 “다시 한번 시민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앞으로는 이러한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시장 및 관계공무원께서는 각별히 유념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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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의장은 “부천시의회는 제5대 후반기를 이끌어오는 동안 22건에 달하는 의원 발의 조례안 의결과 6회에 걸친 예산안 심사, 190여건의 조례안 등 주요 안건을 처리하면서 시민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 등 주민편익 증진에 노력해 왔으며, 행정사무 감사와 시정질문을 통한, 시정운영의 견제와 감시 역할을 다함으로써 민의에 충실한 의회상을 구현하기 위해 주어진 권한과 책무에 최선을 다해 왔다”고 했다.
한 의장은 시집행부에 대해서도 “어려운 재정여건에도 불구하고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행정서비스 개선과 다양한 주민편익 사업에 힘써옴으로써 시정을 내실있게 운영해오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모두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지혜와 역량을 한데모아 끝까지 최선을 다함으로써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행정사무감사에 대해서는 “시정운영의 문제점 도출과 더불어 개선방안을 마련해 올바른 시정이 펼쳐질 수 있도록 전문적이고 완성도 높은 감사”를 당부했고, 내년도 예산에 대해서는 “재정여건을 감안한 예산의 투자 우선순위와 예산집행의 효율성 등을 최대한 고려해 부천시의 밝은 미래를 위한 정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심사에 내실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