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권주자 중 한 명인 고건 전 국무총리가 16일 오후 1시30분 서울 종로구 연지동 여전도회관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대권 도전 포기를 포함한 정치활동 전면 중단 방침을 밝힐 것이라고 주요 언론이 일제히 전했다.

그러나 기자 간담회는 고건 전 총리 지지자들이 거세게 반발해 간담회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건닷컴 우민회 소속 지지자들이 기자 간담회장을 봉쇄하고 있는 바람에 고건 전 총리가 입장하지 못해 간담회가 열리지 못하고 있다. 고건 전 총리는 지지자들이 간담회 장소를 원천 봉쇄할 경우 다른 장소에서 간담회를 갖거나 기자회견문으로 대체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건 전 총리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정치활동 중단을 전격 선언할 경우 범여권의 정계개편 및 대선후보 선출 문제 등 차기 대권구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정치권에 적지않은 파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고건 전 총리를 지지하는 고건닷컴 우민회 소속회원들은 고건 전 총리의 이같은 정치 활동 중단 선언 방침을 굳힌 사실을 사전에 전혀 알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한나라당을 탈당해 고건닷컴 우민회 경기남부지부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져진 정수천 전 경기도의원은 지난 11일 고건닷컴 우민회 홈페이지 공지사항란에 오는 19일 경기남부지부 정기모임을 갖는다는 공지사항(사진)을 뛰워놓기도 했다.

고건 전 총리 “대통령선거 불출마” 공식 선언

고건 전 국무총리는 이날 기자 간담회 대신 ‘대통령 선거 불출마를 결정하면서’라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깊은 고뇌 끝에 17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서 “오늘부터 정치활동을 접기로 했다”고 공식 밝혔다.

다음은 고건 전 총리가 16일 배포한 17대 대선 불출마 선언의 전문이다.

‘대통령 선거 불출마를 결정하면서’

국민여러분께 송구스러운 말씀드립니다. 저는 본래 정치권 밖에 있던 사람입니다. 탄핵정국의 국가 위기 관리를 끝으로 평생 공복의 생활을 마감하려 했었습니다. 그러나 예기치 않게 과분한 국민 지지를 받게 되어 그 기대에 부응하는 역할을 모색하여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저는 일년 가까이, 나름대로 상생의 정치를 찾아 진력해왔습니다. 그러나 대결적 정치구조 앞에서 저의 역량이 너무나 부족함을 통감합니다. 저의 활동의 성과가 당초의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는 여론의 평가를 겸허하게 받아드립니다.

그동안 저는 너무 늦지 않은 시기에 저의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누차 말씀드린바 있습니다. 대선의 해를 여는 새해 첫달 지금이 그 적절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깊은 고뇌 끝에 저는 제 17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또한 오늘부터 정치활동을 접기로 하였습니다.

그동안 제게 베풀어 주신 국민 여러분의 사랑과 성원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여 송구스럽기 그지없습니다.

보다 훌륭한 분이 나라의 조타수가 되어 하루빨리 국민통합을 이루고 나라에 희망을 찾아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