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作 ‘복사골 호안도’
| AD |
민화(民畵)는 우리 민족이 행복과 장수, 번영과 명예를 기원하는 기복신앙(祈福信仰)을 담고 있는 민간 예술작품입니다.
단순히 보면 정물, 풍경, 동물과 식물을 그림으로 그려놓은 것 같지만, 그 요소의 의미를 하나하나 음미해 보면 민화의 진정한 가치를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봄철 우리 주변에서 복숭아꽃을 쉽게 볼 수 있기에 이번에는 복숭아를 소재로 한 민화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복숭아는 예로부터 우리 민족에게 있어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는 귀신을 쫓는다는 속신이 있는 것으로, 이런 의미에 기인하여 복숭아는 다른 과일과는 달리 제사상에 올리지 않고 있습니다.
둘째는 ‘서왕모와 천도복숭아’라는 전설에서 유래된 장수의 의미입니다.
전설에 의하면 중국 곤륜산에는 옥황상제 부인으로 모든 신선을 감독하는 서왕모(西王母·서쪽으로 간 왕들의 어머니) 양회(楊回)의 궁궐 정원에 3000년 만에 꽃이 피고, 다시 3000년 만에 열매가 열리는 불로장생의 나무가 있는데 이것이 바로 천도복숭아 나무입니다.
서왕모는 잘 익은 천도복숭아 30개를 골라 한무제(韓武帝)에게 선물로 주었는데 그때 심부름을 하던 재상 동방삭(東方朔)이 몰래 3개를 빼 먹었다고 합니다.
천도복숭아는 한 개를 먹으면 천년을 살 수 있다고 했으니 동방삭이 3천년을 살았던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또한 복숭아의 빛깔에서 유추된 ‘간사하다’는 의미와 태몽으로는 ‘아들’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민화에서 사용된 복숭아의 의미는 어떠할까요?.
복숭아는 아름다운 미인과 젊은 여자를 상징하였습니다.
또 복숭아꽃은 그 모습이 매우 화사하고 아름다워 미인에 비유되는데, 신라시대 설화인 ‘도화녀(桃花女)’의 설화에서 임금이 첫눈에 반할 정도의 미모를 지닌 여인을 ‘복숭아꽃 여인(桃花女)’이라 이름을 붙인 것에서도 잘 알 수 있습니다.
아울러 생김새가 젖먹이 아기를 키우는 엄마의 젖가슴을 연상시킨다 하여 ‘육아’를 상징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생(生)의 상징으로 죽음과 관련된 귀신을 쫓는 나무로 여겨지어 복숭아나무로 도장을 파면 장수한다고 믿었으며, 동쪽으로 뻗은 복숭아나무 가지를 꺾어 빗자루를 만들면 잡귀를 쫓아낸다고 믿었습니다.
중국 한나라 때 왕궁의 연중행사로 정월달 묘일(卯日)에 복숭아나무 막대기를 잡귀신을 쫓는 의식에 사용했다고 합니다.
또한 행복과 부귀의 상징으로 선경(仙境)의 경지에 이른 세상을 무릉도원(武陵桃源)이라 한 것은 여기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천도(天桃)는 삼천년 만에 열매를 맺는다고 하여 불로장생(不老長生)를 의미합니다.
이와 같이 복숭아는 우리 민족에게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불로장생과 잡귀를 축출하고자 하는 인간의 원초적인 염원이 담겨 있기에 그 어느 소재보다 그림, 연적, 도자기 등 우리 선조들의 일상생활에서 쉽게 살펴볼 수 있습니다.
◇Tip- 복사골 호안도= 복숭아 9개는 부천시민 90만을 의미하고, 다이아몬드 눈의 호랑이는 천리안을 보는 혜안이 있습니다. 부천시가 복사골이니 복사골 호안도는 부천시의 상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