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21ㆍ랭킹 54위ㆍ삼성증권 후원) 선수가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에서 사상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선수가 ATP[투어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것은 지난 2013년 1월 이형택 선수 이후 14년 10개월 만이다.

정현은 11일 밤(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총상금 127만5천 달러의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Next Gen ATP Finals)’ 결승에서 랭킹 37위인 러시아의 안드레이 루블레프를 세트 스코어 3-1(3-4<5-7>, 4<7-2>3, 4-2, 4-2)로 제압하고 자신의 첫 ATP투어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정현의 종전 ATP투어 대회 최고 성적은 올해 5월 BMW 오픈 4강이었다.

정현은 21세 이하 상위 랭커 8명이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5전 전승으로 초대 챔피언에 올라 세계 테니스를 이끌어 갈 차세대 주자로 자리매김하면서 우승 상금 39만 달러(4억3천만원)를 거머쥐었다.

정현은 이날 결승전에서 자신보다 세계 랭킹이 17계단 높은 세계 37위 러시아의 루블레프에게 타이브레이크 접전 끝에 1세트를 내줬고, 2세트에도 게임 스코어 2-0까지 밀렸지만 침착함을 잃지 않고 정확한 첫 서브와 강력한 포핸드 스트로크로 추격에 나서 타이브레이크에 성공하며 2세트를 잡아내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3세트에서는 루블레프의 첫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기분 좋게 출발해 게임 스코어 2-1에서 브레이크 당했지만, 상대 서비스 게임을 잡아내며 세트 스코어 2-1로 역전에 성공했다.

정현은 4세트 첫 게임에서 긴 랠리 끝에 루블레프의 서비스 게임을 잡고, 게임 스코어 3-2에서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지켜 마지막 포인트를 따내면서 짜릿한 역정승을 거두는 순간 두팔을 활짝 벌려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한편, 이번 대회는 ATP 랭킹 포인트가 걸려 있지 않은 가운데 세트당 4세트, 40-40에서 듀스 미적용, 포인트 이후 25초 이내 서브, 선심 대신 호크아이 판정, 레트(네트에 맞고 코트에 들어간 서브) 미적용 등 테니스의 스피드업을 위한 새로운 규정을 도입한 가운데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