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송이 장미원’의 관리는 누가 도맡아 하고 있을까. 부천시 공원과 공원관리팀은 ‘장미박사’ 곽병희 반장을 꼽으며 그의 이야기를 전해 왔다.
우선, 1999년부터 조성돼 2000년 봄에 첫 장미꽃을 피운 ‘백만송이 장미원’은 국제통화기금(IMF)의 와환위기 여파가 몰아치면서 실직자들이 공공근로인력으로 참여하면서 탄생했다.
이후 ‘백만송이 장미원’은 2007년부터 2009년까지 3년 동안은 민간용역회사에서 위탁 관리를 맡았지만, 장미꽃이 듬성듬성 피어 눈에 띄게 줄고 풀밭이 늘어나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고 한다.
이로 인해 특단의 대책이 필요했던 부천시에서는 ‘백만송이 장미원’의 구원 투수로 부천의 한 조경회사에서 공무부장으로 20년 이상 재직하고 2003년 12월부터 부천시 공원관리원으로 일했던 곽병희 반장에게 ‘백만송이 장미원’이 있는 도당공원의 관리 책임을 맡겼다.
당시 그는 부천시에 ‘백만송이 장미원’ 관리를 부천시가 직접하고, 고정적인 관리 인원 최소 12명을 보장해 줄 것을 요구했고, 곽 반장이 부임한 후 ‘백만송이 장미원’은 본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곽 반장은 조경회사에서 오래 근무하면서 수목(樹木)을 보살피는데는 나름대로 쌓은 노하우가 있었지만, 국내에는 장미 재배를 위한 전문 매뉴얼도 없는 관계로 처음에는 다양한 품종의 장미를 보살피는 것은 녹록치 않았다고 한다.
‘백만송이 장미원’을 4년째 관리하면서 지금은 ‘장미 박사’가 된 그의 허리춤에는 ‘돋보기’를 항상 지나고 있다. 장미꽃 속에 보이지 않는 벌레와 잎 뒤에 서식하는 먼지같은 벌레를 찾기 위해서라고 한다.
일반 사람들은 장미하면 넝쿨이나 정원에 심겨진 ‘빨간색의 흑장미’를 떠올리고, 장미를 좀 안다는 사람도 일단 보기에 화려한 대부분 두가지 색 이상이 동시에 들어간 ‘투톤(Two-tone) 장미’를 좋아한다고 한다.
곽 반장은 “시민 10명 중 1명 정도만 소박한 장미를 좋아하고 대부분 화려한 ‘투톤 장미’를 좋아하고, 나도 시민들이 좋아하는 투톤 장미가 단색 장미보다 점점 좋아졌다”고 한다. 하지만 ‘투톤 장미’의 단점은 단색 장미보다 건강하지 못한 것이라고 한다.
곽 반장은 처음에는 10여종의 장미로 시작해 지금은 120여종의 다양한 장미가 자라고 있는 ‘백만송이 장미원’의 남은 숙제로 관리문제를 꼽았다. 지금이 2013년인데 관리는 1970년대식이라는 것이다.
그가 말하는 도당동 ‘백만송이 장미원’은 북향에다 비탈이 심한 산에 위치해 물도 자주 줘야 하는 등 장미 육성에 어울리는 조건은 아니라고 한다. 보통 장미는 따뜻한 남향에서 물을 많이 먹고 자란다고 한다.
이로 인해 물을 대는 관수시설이 필수이지만, 현재 ‘백만송이 장미원’은 모터로 수돗물을 끌어올려서 물을 주고 있는 실정이다.
곽 반장은 “북향이라 추운 겨울에는 장미가 동해(凍害)를 입지 않을까 걱정이 많다”며 “지난 겨울은 유난히 추웠는데 잘 버텨준 장미나무가 대견하고 고맙다”고 했다.
최근들어 강원 삼척, 전남 곡성, 경기 일산 등에도 많은 장미를 심은 장미공원이 여러 곳이 생겨난 것과 관련, 곽 반장은 “이제는 ‘백만송이 장미원’도 ‘양’을 넘어 장미의 ‘질’을 높여 승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미 박사’가 말하는 장미꽃은 언제가 피크(정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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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일상적으로 만나는 빨간 장미는 한번 피고 지면 끝이지만, ‘백만송이 장미원’의 장미는 ‘고급 품종’이어서 지속적으로 피고 지는 것을 반복하기 때문에 8월 중순까지 장미꽃을 볼 수 있다고 한다. 8월20일경에는 전체적으로 가지치기를 하고, 45일 후인 10월초에는 가을 장미를 다시 만날 수 있다고 한다.
곽 반장은 “가을 장미는 여름 장미에 비해 꽃송이는 작지만 꽃이 꽉 차서 색이 맑아 더 예쁘다”며 “사실 장미는 가을이 제철”이라고 귀띔했다.
‘백만송이 장미원’에서는 유일하게 빨간색 오토바이 1대가 곳곳을 누비고 있다. 바로 ‘장미 박사’ 곽병희 반장은이 타고 다니는 오토바이로, 장미원을 포함해 도당공원 전체를 관리하려면 오토바이가 가장 편리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