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 여성단체협의회(회장 박성희)는 31일 오전 부천시의회에서 ‘여성 의회교실’ 행사의 일환으로 모의의회를 열고 ‘부천시립 성폭력상담소 설립 조례안’을 안건으로 상정, 제안설명과 질의·답변, 찬·반 토론 등을 거쳐 표결에 부쳐 재적의원 30명 중 찬성 25명, 반대 2명(기권 3명)으로 가결시켰다.

부천시 여성단체협의회의 이날 모의의회는 박성희 회장이 모의 의장을 맡아 진행됐다. 모의 의사팀장 이광자 바르살기부녀회장의 모의의회 개회에 따른 보고에 이어, ‘부천시립 성폭력상담소 설립 조례안’을 상정했다.

모의 부천시장을 맡은 서태옥 부천소방서 여성의용소방대장은 제안설명을 통해 “서구 선진산업화의 사회구조 변화와 대중매체의 급속한 발달로 TV 잡지, 인터넷 등 다양한 매채와 음란물을 통해 자극적인 성 정보 노출로 성도덕이 문란해져 현실적인 수용과 합리적인 대응이 불가피하게 됐다”며 “성에 대해 무지한 어른들과 청소년들에게 정확한 성지식과 정보를 편리하게 제공받을 수 있도록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성폭력 예방과 상담, 치료 등에 대한 기능을 수행하는 시립 성폭력상담소를 조속히 설치,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문일답 형식의 질의 답변 순서에서 김창림 대한적십자사 부천봉사회 회장은 “우리사회는 성폭력에 대해 실제와는 너무 거리가 먼 잘못된 생각들을 마치 과학적 근거가 있는 것처럼 받아들이고 있어 피해자가 가해자 보다 피해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더 두려워해 대부분의 성폭력은 은폐돼 버리고 심각성이 널리 알려지지 못한 채 고통이나 후유증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성폭력 및 성매매 통계과 심각성에 대해 물었다.

모의 복지국장 박애님 주부교실 부회장은 여성가족부가 최근 발표한 2006년도 성문화·성의식 국민의식조사(전문여론조사기관에 의뢰 전국 남녀 1천573명 대상 실시) 자료 등을 토대로 답변에 나섰다.

성매매의 심각성에 대해 20대 61%, 30대 60.6%, 4대 58.8%, 50대 54.1% 순으로 답했고, 성매매가 남성들만의 문제가 아닌 가정을 위협하고 파괴하는 생활의 문제로 인식이 전화되고 있으며, 성매매에 따른 사회문제는 청소년의 성매매 노출 위험성 증가(59.1%), 왜곡된 성문화 만연으로 성범죄 증가(48%) 등 인권침해적 측면보다 범죄행위에 대한 우려가 컸고, 성매매 방지대책으로는 업주 처벌 및 강력한 단속(37.3%), 올바른 성문화만들기 사회캠페인(32.7%), 성매매 여성 자활 및 자립 지원(42.1%) 순으로 나타났다.

성매매 및 성폭력에 대한 사회통념은 흔히 심한 성추행이나 강간만을 성폭력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나,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상대방에게 불쾌감이나 공포, 불안 등을 주는 모든 성적행위가 성폭력에 해당돼 직장내 여성 상대 짙은 농담, 공공장소에서 추근거림, 성기 노출, 음란전화 및 통신, 아내 구타, 인신매매, 강요된 매춘, 포르노(음란 영화·비디오·만화·음란도서) 등도 성폭력에 해당된다.

또 우리나라 성인남성 절반 정도인 4%가 한번 이상 서매매 경험이 있고, 성매매 방지법 시행(2004년 9월23일) 이후 성매매 경험 남성 85%는 구매 빈도가 감소해 성매매는 성 범죄행위라는 의식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김숙자 한국부인회 부회장은 부천시 민간단체에서 운영중인 성폭력상담소 현황과 운영실태, 상담소를 직영이 아닌 민간위탁으로 운영하려는 이유를 물었다.

답변에 나선 김문순 부천시여성단체협의회 총무는 “현재 부천에 운영중인 상담소 및 연간 지원현황은 (사)여성의 전화 부설 성폭력상담소(국도비 보조금 5천600만원), (사)한국여성지도자협회 부설 새부천 성폭력상담소(여성발전기금 950여만원), 개인이 운영하는 부천청소년 성폭력상담소(복권기금 400여만원) 등 3곳이 있다”면서 “민간위탁 운영취지는 전문성을 요구하는 분야로 민간위탁촉진 및 관리조례상 민간의 자율적인 행정참여 기회 확대 및 사무 간소화로 인한 행정 능률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찬반 토론에서는 김난희 걸스카우트연합회 회원은 “현재 부천시에 민간분야 성폭력상담소 3고이 운영되고 있는 만큼 시 차원에서 설치하기 보다는 이들 상담소에 대해 네트워크를 구축, 상호 교류를 통해 보다 전문적인 교육과 상담이 이뤄질 수 이는 지원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시립상담소를 운영할 경우 민간 상담소 지원이 끊겨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며 시립 성폭력상담소 설치 반대의견을 냈다.

김용자 한국여성지도자연합 부회장은 “3곳의 민간 상담소는 열악한 재정과 대표 구성원들의 갈등이 내포돼 있어 상담소가 폐쇄될 위험부담 요소가 있고, 개인 프라이버시와 비밀이 철저히 보장되는 믿고 안전한 기관에서 보호받아야 한다”면서 “재정과 인력은 물론 부천시민이 안심하고 검증된 기관에서 성폭력 문제해결을 하도로 안정된 시립 성폭력상담소가 필요하다”고 찬성의견을 제시했다.

이어, 부천시 여성단체협의회 모의의회는 ‘부천시립 성폭력상담소 설립 조례안’을 표결에 부쳐 재적 모의의원 30명 중 찬성 25명, 반대 2명(기권 3명)으로 가결시켜시켜 시립 성폭력상담소가 필요하다는데 손을 들어 주었다.

부천시 여성단체협의회는 모의의회가 끝난 뒤 시의회 본회의장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했으며, 모의의회 진행에 앞서 의회사무국에서는 ‘지방자치와 지방의회’라는 책자를 나눠주고 부천시의회의 역할과 안건처리 등에 관한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한편 오명근 시의회 의장은 환영사에서 “우리사회는 지방자치와 더불어 민주정치가 빠르게 신장되면서 여성의 역할 또한 날이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며 여성의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역할론을 강조했고, 홍건표 시장도 인사말에서 “지방의회은 물론 공직사회와 교육부문에 여성들의 진출이 눈에 띄게 늘면서 우리사회의 당당한 주역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여성의 사회적 진출에 따른 시정 각 분야의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