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수 부천시장은 8일 오후 ‘시정 메모’(바로 가기 클릭)를 통해 ‘부천판 엘 시스테마’의 구상을 밝혔다.

김만수 시장은 “부천은 불과 몇년전 까지만 해도 지리적으로 서울과 인천 사이에 놓여 특별한 색깔, 자기 얼굴이 없는 여러 위성도시 중 하나에 불과했다”며 “부천에 새로운 문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말부터 본격화 됐고, 영화ㆍ만화ㆍ음악이 온전하게 자리잡으면서 대한민국 문화의 대표적인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고 전제했다.

김 시장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부천국제만화축제와 한국 만화의 메카인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성공적 사례를 언급하며 “부천의 대표적 문화사업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여가고 있으며, 지금까지 축적된 문화사업의 역량, 인적자원을 시민에게, 특히 청소년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혜택을 부여하는 창조적인 노력이 병행돼야 할 때”라면서 “문화도시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문화 시민으로서 제대로 본전을 뽑았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한 예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라는 브랜드 가치를 활용해 전국 청소년 영화콘테스트를 열어 입상하면 대학 진학시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부천시 청소년에게는 상시 운영중인 영화제 사무국 주관으로 유명 영화감독을 초청해 영화제작 과정(시나리오와 콘티 작성, 배역 결정 등)을 쉽게 학습할 수 있는 특별한 혜택을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만화도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상주하는 유명 만화가들로 하여금 부천의 만화 꿈나무들을 지도할 수 있도록 하고, 음악 역시 90명의 연주가가 잇는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수석 연주가들로 하여금 부천지역 어린이들에게 음악 강좌 기회를 제공한다면 청소년들이 부천에 살아가는 것에 대해 자부심과 자긍심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김 시장은 “이같은 문화교육프로그램 운영은 교육현실상 사교육비 지출이 많은 분야인 만큼 세밀한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며 “부천의 청소년들이 저렴한 경제적 부담으로, 또는 무상으로 지도받을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며 “후원회를 조직적으로 운영하는 방법이 있고, 사회 환원 차원에서 대기업의 후원이나 사회단체의 선도적인 역할로 시민 모금을 통한 지원방법도 있고, 시 예산지원을 하는 방법도 있다”고 했다.

김 시장은 “베네수엘라 ‘엘 시스테마’가 음악을 주제로 한 연합체라면, 부천은 만화, 영화, 음악의 청소년 연합체로 문화도시에 살아가는 청소년들이 문화적인 혜택을 통해 정서적 함양으로 생활의 변화는 물론 장래의 발전된 삶까지 보장하려는 구상이 ‘부천판 엘 시스테마’”라고 밝혔다.

한편 김만수 부천시장은 취임 100일을 맞은 8일 오전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문화도시 및 교육도시 부천을 위해 경기도교육청과 협의해 ‘문화예술 교육특구’ 지정을 추진, 문화의 수혜 대상을 청소년으로 집중해 행사 위주의 문화행정이 아닌 배움과 교육의 문화로 변화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베네수엘라 ‘엘 시스테마((El Sistema)’ 남미 베네수엘라 음악가이자 경제학자, 사회운동가인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71) 박사가 창안한 음악교육 프로그램이다.

‘1975년 카라카스의 빈곤층 청소년들의 교육과 재활을 위해 전과 기록이 있는 11명에게 사재를 털어 악기를 사주고 연주하는 방법을 가르치기 시작한 이후 정부에 제안해 ‘엘 시스테마’를 탄생시켜 지난 35년간 30만명이 이 프로그램에 참가했고,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최연소 상임지휘자인 구스타보 두마멜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악가들을 배출시켰다.

세계 여러 나라로 전파되고 있는 ‘엘 시스테마’를 창시한 아브레우 박사는 지난해 스웨덴 왕립음악원으로부터 ‘음악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폴라음악상을 받았으며, 올해 제10회 서울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돼 오는 27일 시상식이 열린다. ‘엘 시스테마’의 감동 스토리는 지난 8월 ‘엘시스테마, 꿈을 연주하다’(푸른숲)라는 책으로 출간됐고, 다큐멘터리 영화 ‘기적의 오케스트라-엘시스테마’도 국내에 개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