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민의 예산 편성에 따른 기획 및 편성 단계에서부터 시의회의 예산심사 및 집행, 결산 등 전과정에 대한 참여와 감시 활동을 하는 ‘참여예산 부천시민네트워크(대표 김범용ㆍ이하 참여넷)’는 15일 ▲공방거리 ▲소나무로 가로수 조성 ▲기업형 노점상 단속 ▲의정모니터 운용 ▲학교 인조잔디운동장 ▲공원 분수대 ▲소풍터미널 지하도 보증금 ▲시장 관용차 ▲방범용 CCTV ▲자연보호헌장 비(碑) 등을 2009년도 부천시의 대표적인 예산 낭비 사례로 꼽았다.

참여넷은 이날 오전 부천시청 1층 로비에서 ‘2009년 부천시 예산 낭비 사례 보고서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10개 예산낭비 사례를 선정, 구체적인 내용과 의견 등을 소개했다.

■사례1: 공방거리

참여넷은 공방거리에 대해 “방문자 없어서 ‘공방(空訪)거리’인가?… 있는 것도 활용 못하는데 더 만들려는 공방거리”라는 코멘트를 달았다.

선정 사유로 “상동 영상문화단지 내 무형문화재 공방거리는 2008년 26억여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9개동의 전통 한옥을 건립해 연간 1억6천만원의 운영비를 투입하고 있으나, 현재 이용객이 없는 텅빈 거리가 돼 있는데도 추가 건립을 위해 50억원의 예산을 추가 투입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고 밝혔다.

침여넷은 “문화재급 전통 한옥을 짓겠다고 기획한 것이지만 1회 무형문화엑스포를 위해 급조한 시설이라고 판단했다”며 “공방거리 같은 하드웨어를 확장하는 것은 그 운영을 위한 예산이 지속적으로 투입돼야 하므로 잘못 결정되면 1회성 예산낭비와는 비교될 수 없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으로, 현재의 시설에 대한 충분한 평가 이후 확장을 해도 늦지 않으며, 현재의 시설을 활성화 할 방안을 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사례2: 소나무로 가로수 조성

4억원을 사용한 이 사업에 “부자 동네에는 가로수도 ‘명품’으로?”이라는 코멘트와 함께 “기존 가로수를 교체해 달라는 민원이 많은데도 무시하면서 상2동, 상3동 굴포로변에 ‘명품 가로거리 조성’이라는 이름으로 한 주에 300만~400만원을 호가하는 소나무 60여그루를 특정 지역에 고가의 가로수를 새로 심은 것은 지역차별이며, 소나무는 가로수로 적합한 품종이 아니기 때문에 생존여부도 불투명한 상태”라고 선정 사유를 들었다.

“잎이 넓은 활엽수를 식재하해 녹지를 제공하고 환경오염을 저감하는 등 일반적인 가로수 조성과는 전혀 딴판인 사업으로, 효과는 적고 비용은 많이 들어가는 사업을 위해 예산을 사용한 것”이라며 “특정 정치인이 예산 편성에서부터 나무 선택에 이르기까지 광범하게 관여해 이루어진 사업이라는 이야기가 파다하다”고 지적했다.

■사례3: 기업형 노점상 단속

“소 귀에 경을 읽었어도 이보다 낫겠다… 반복 지적에도 대안 못낸다”는 코멘트에서 노점상 단속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선정 사유로 “기업형 불법 노점상은 통행 방해, 경관 저해, 불결한 위생 등으로 시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으나 시정되지 않고 있는데도 반복해 노점상 단속 용역비는 집행돼 제1회 예산낭비 사례로 선정되기도 했으나 아무런 제도적 개선이 없다”며 “최근에는 불법 노점상 근절을 목적으로 송내역 광장에 화단을 조성하기도 했으나 노점상은 여전하고 시민 불편만 가중시시키는 상태로 대책도 없이 단속 용역비만 반복해 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참여넷은 “노점상 단속용역은 아무 역할도 하지 않고 있으며, 용역을 맡은 몇몇 단체를 배불리는 눈 먼 예산에 해당한다”면서 “대화를 통해 노점상 문제를 해결한 다른 도시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비용도 줄이고 시민편익을 도모하는 길”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사례4: 부천시의회 의정모니터

“스스로를 모니터 하라!… 할 일 없이 예산만 축낸다”는 코멘트와 함께 선정 사유로 “부천시의회는 의정모니터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아무런 활동 내용없이 예산만 쓰고 있다”며 “의정모니터라면 의회를 감시ㆍ견제하는 역할을 해야 할텐데 의원들이 추천한 사람들(동별 1명씩 74명)로 구성되기 때문에 애초에 불가능하고, 아무런 역할도 없는 의정모니터에 예산만 사용한다”고 밝혔다.

참여넷은 “의회와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모니터함으로써 의회에 긴장을 불어넣는 것이 ‘의정모니터’라는 단어에 어울리는 활동이지만, 부천시의회 의정모니터는 감시를 받아야 할 의원들의 추천으로 구성돼 아무 목적없는 정체불명의 친목단체를 구성하고 예산을 투입하는 의정모니터 제도는 조속히 해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현재 시민단체가 의정모니터를 통해 매년 의정활동보고서를 발표하고 행정사무감사를 방청하고 있는데, 진정 열린 의회라면 이런 자발적인 시민모니터단의 활동을 지원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례5: 학교 인조잔디운동장

“초록이라고 다 친환경은 아니다… 눈만 즐거운”이라는 코멘트와 선정 사유로는 “중4동 부광초등학교 운동장에 인조잔디를 시공하는 예산이 수립돼 현재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있으나, 일부 학부모와 환경단체, 교사단체들이 인조잔디운동장의 유해성을 들어 반대했고, 인조잔디운동장의 폐해가 입증되는 점, 추진 과정에서 학교장이 비민주적으로 의사결정을 한 점, 차후 사업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는 점을 감안해 예산 낭비 사례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참여넷은 “인조잔디운동장의 유해성은 언론을 통해 반복하해 지적되고 있으며, 학교당 6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하면서도 유해성 논란이 되고 있는 인조잔디운동장을 시설하는 것은 예산 낭비이고, 균형있는 설명회를 개최한 후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는 요구를 묵살하고 기명 설문 방식으로 의견수렴한 것은 비민주적이고 비교육적인 처사”라며 “2010년도 예산에도 인조잔디운동장 예산이 신규 편성되는 등 관계 당국이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사례6: 공원 분수대

“만드느라 돈쓰고 없애느라 돈쓰고… 물은 안나오고 돈만 먹는다”는 코멘트를 달았다. 선정 사유로는 “공원에 크고 작은 분수대 50개를 설치했는데 가동되는 것은 25대에 불과하다”며 “애초 무분별하게 분수를 만들어 예산을 낭비하고 다시 이 시설을 없애느라고 예산을 낭비하는 불합리한 사업”이라고 밝혔다.

대표적 사례로는 심곡본동에 펄벅기념관 옆 공원에 시설비 3억원을 들여 설치한 분수대는 2006년 기념관 완공식 때와 2008년 미국 부시 대통령의 동생이 초청된 날 외에는 전혀 가동을 하지 않았고, 2006년도에 완공된 상동 원천공원 내 분수, 2009년도에 완공된 여월 3호, 여월5호 공원 내 분수 또한 전혀 가동이 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으며, 송내공원 분수대는 2003년 완공되던 해에 고장이 났는데도 계속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 계남공원 분수대는 고장으로 사용을 못하자 분수대를 없애기 위한 공원 리모델링 공사에 예산 4억원을 투입했고, 안중근공원(중동공원) 분수대도 공원 리모델링 계획에 포함돼 15억원의 예산이 현재 의회 심의 중에 있는 등 시민의 혈세로 예산은 예산대로 낭비되고 제구실을 못하는 무용지물로 전락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참여넷은 “친수공간이 부족한 부천에서 시민들에게 청량감을 주는 분수대를 설치한 자체를 비난하는 것은 아니지만, 예산을 들여 설치한 분수대를 가동하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으며, 가동하지 못할 분수대라면 애초에 설치를 하지 말았어야 하고 가동이 가능한 것은 적극 가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차후 공원을 신설하거나 리모델링을 할 때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공원별 특성을 살린 ‘이야기가 있는 공원’을 기획할 것”을 주문했다.

■사례7: 소풍터미널 지하도 보증금

“뒤늦게 소송하느라 예산낭비, 행정 신뢰도는 이미 바닥… 버스 떠난 뒤 분주하다”는 코멘트를 달았다. 선정 사유로는 “부천터미널 소풍이 허가 조건인 지하보행통로를 설치하지 못하자 이행보증금 124억원을 5차례에 걸쳐 분납할 것을 약속하고 준공을 받았으나 109억원이 미납된 상태이며, 이 과정에서 부천시가 확실한 담보를 확보하지 않고 분납을 허락한 것이 문제가 돼 감사원 감사를 받았으며, 부천시장 등이 업무상 배임으로 수사 의뢰돼 행정신뢰도가 추락했고, 부천시는 뒤늦게 소풍을 상대로 가처분소송을 제기했으나 이마저 패소해 소송비만 허비했다”고 밝혔다.

참여넷은 “시정의 최고 책임자인 시장이 국가기관에 의해 업무상 배임으로 수사의뢰 됨으로써 행정의 신뢰도와 부천시의 신인도 추락했으며, 이행각서 작성 당시 자문변호사의 자문을 참고하거나 이행보증보험증권을 받았다면 문제가 없었을 일인데 분납을 허락함으로써 문제를 야기하고, 결국 특혜 시비로까지 번졌으며, 패소가 확실시 되는 뒤늦은 소송을 강행함으로써 소송비마저 허비했다”고 지적했다.

■사례8: 시장 관용차

“정비공장에서도 시장님 차는 달린다, 2대 운행, 일지조작… 문제 많다”는 코멘트를 달았다. 선정 사유로는 “내구연한도 안된 시장 관용차를 교체하는가 하면, 홀짝제 시행에 맞춰 한 대 더 구입하기까지 했고, 관용차 운행일지를 조사한 결과 하루 평균 주행거리가 200km가 넘고 정비공장에 들어간 날도 320km가 넘는 것으로 기록되는 등 관리조차 부실했다”고 밝혔다.

참여넷은 “차량 5부제나 홀짝제는 공공기관부터 솔선수범해 에너지를 절약하자는 취지인데도 행정 최고책임자인 시장이 스스로 이를 외면했으며, 내구연한도 안된 관용차를 더 큰 차량으로 교체하고, 홀짝제를 대비해 관용차를 한 대 더 운행하는 것은 부적절하고 위선적인 행위”라며 “주행거리와 급유량에 대한 의혹은 예산낭비는 물론 위법적인 요소까지 내포하고 있어 감사부서의 적극적인 조치가 요망된다”고 지적했다.

■사례9: 방범용 CCTV

“난 아무 것도 본 게 없어요… 도둑 지키라 했더니 예산 훔쳐먹는다”는 코멘트를 달았다. 선정 사유로는 “부천시는 최근 3년간 17억원의 예산을 들여 총 117개소의 방범용 CCTV를 설치했으나 대부분이 녹화가 안 되거나, 고장으로 인해 제기능을 못하고 있는 실정인데도 조치는커녕 CCTV를 추가 증설할 계획”이라는 점을 들었다.

참여넷은 “최근 3년간 부천이 5대 범죄 전국 1위라는 불명예스러운 보도가 있었는데도 방범용 CCTV에 이처럼 무관심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올해 8월에 발주해 설치 중인 신규 95대의 방범용 CCTV 설치사업 역시 기존의 문제투성이 시스템을 그대로 되풀이 하고 있으므로 그 원인과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등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례10: 자연보호헌장 비(碑)

“자연석 갈아 비석 만들어 내 이름 길이 길이… 비(非) 자연보호스럽다”는 코멘트를 달았다. 선정 사유로는 “자연보호협의회 부천시지부는 자연보호헌장비를 건립하겠다며 부천시 보조금 3천만원을 요구해 의회에서 삭감됐으나, 추경에 2천만원을 보조받아 자연보호헌장비를 건립했다”며 “인공 구조물을 가급적 설치하지 않는 것이 자연보호 취지에 맞는 것이며, 30년 전에 만들어진 자연보호헌장을 새삼 돌에 새겨 기리는 것은 자연보호 취지보다는 자신들의 이름을 남기겠다는 명예욕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런 사업에 예산을 지원한 것은 예산 낭비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자연보호헌장비는 지난해 12월 3천만원을 예산 편성했으나 심사과정에서 비(非)자연보호스러운 발상이라는 지적과 함께 전액 삭감됐으나, 올해 5월 추경예산에 재상정하고 각 의원들을 설득해 2천만원 예산이 수립돼 지난 10월에 오정대공원에 건립했다.

참여넷은 “부천은 녹지비율이 20%에도 못미치는 전국 최하위권인 곳이기 때문에 자연환경을 위협하는 요인에 대해 민감한 갈등이 일고 있다”며 “자연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가 자연보호를 위한 구체적인 실천운동이나 정책개선운동보다는 자연물을 이용한 인공 비석을 세우겠다는 발상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계획 당시 비석 후면에 협의회 자문위원 및 임원, 우수회원, 일반회원, 좌측면에 헌장비건립 추진위원, 우측면에 중앙연맹총재, 경기도협의회장, 부천시협의회장, 별석에 부천시장, 부천시의회 의장, 국회의원, 4개 단체장, 후원자 및 단체이름을 새겨 문화유산적 기념물과 함께 영구히 기리고, 헌장비 건립 경과자료와 이름이 새겨지는 사람들의 기념물을 1점씩을 타임캡슐에 넣어 매립한다는 계획이 알려져 구시대적 치적 과시용 발상이라는 비판도 받았다”며 “자연보호헌장은 1978년 제정된 것으로 전국 각지에서 자연석에 새기는 일을 해왔으나 대부분 관변단체의 전시성 행사로 그쳐서 흉물로 방치되고 있는 이런 사업에 부천시 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예산낭비”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