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종합운동장 역세권 복합 개발사업 계획, 더 이상 부천의 녹지를 훼손하지 말라!!

최근 부천시는 지하철 7호선 종합 운동장 역 주변 555,209㎡를 개발하여 아파트와 첨단산업단지, 상업시설 등으로 만들겠다는 소위 ‘종합운동장 역세권 개발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소사-대곡 철도와 7호선과 교차하는 환승역이 되는 중요한 교통거점이므로 개발이 필요하다는 논리이다. 연초에는 김 문수 경기도지사까지 나서서 종합운동장으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노선이 지나갈 수 있다며 개발론자 들을 부추기고 있다. 그런데 GTX는 아직 구상도 채 끝나지 않은 사안이다.

역세권 개발 대상지는 전체 면적의 93.1%(517천㎡)가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는 곳이다. 일부 취락지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녹지이며 도로와 마구잡이 개발로 끊어지고 할퀴어진 원미산과 도당산을 간신히 이어주는 곳이다. 인구밀도 높은 부천시에서 그나마 남아있는 녹지가 바로 이 곳인 것이다. 이런 곳을 개발한다는 것은 원미산과 도당산의 마지막 남은 숨통마저 끊어버리겠다는 무시무시한 계획이다.

이 지역은 부천시 장기계획에서도 녹지로 보전할 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2002년에 중앙정부가 일방적으로 여월지구 택지개발을 결정했을 때도 제외된 지역이다. 아직도 양호한 산림이 있어 보존이 꼭 필요하며, 시유지가 많은 지역이라 단절된 녹지축을 복원하고 가꿔가기에도 용이한 곳이다. 이런 이유로 부천시는 최근 10억 원에 가까운 예산을 들여 구 여월정수장에 농업공원을 조성했으며, 36억 원을 들여 녹지를 연결하는 통로도 만들었다. 더 많은 예산을 들여 식물원과 수목원을 조성한 곳도 멀지 않다.

녹지보전을 위해 이렇게 예산을 들이던 곳을 하루아침에 개발하겠다는 논리는 도대체 어디서 나온 것인가? 그 어떤 중·장기 계획에도 들어있지 않던 것을 김만수 시장 취임이후 들고 나온 즉흥적 발상이 아닌가? 우리는 무책임한 개발행정으로 엄청난 재정을 낭비하고, 결국에는 파탄에 이르는 사례를 수없이 지켜봤다.

우리는 녹지가 보전되기를 원한다. 부천시는 전국 최고의 인구밀도를 기록하고 있으며 녹지비율이 전국 최악의 수준임은 부천시민이 다 아는 사실이다. 기존의 녹지를 보전하고 도심공원 등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 보다 나은 삶의 질을 높인다는 사실을 확신한다. 김만수 시장도 이미 이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으며 수목원 조성, 100만 그루 나무심기 등을 천명함으로써 구체적인 방안을 홍보한 바 있다. 그런데도 녹지를 밀어서 아파트와 상가 등으로 개발한다는 것은 심각한 모순이며 자가당착이다.

시민사회는 2002년 여월택지지구 개발계획 반대운동을 통해 녹지비율을 상향시키는 등의 간접적인 성과를 끌어냈다. 당시의 개발계획이 정부가 주도한 것이라면 이번 개발계획은 부천시의 개발론자들이 주도한 것이고 우리는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기필코 이 계획을 좌절시킬 것이며 단호히 대처할 것이다. 부천시는 이런 점을 유념하여 스스로 이 계획을 철회하고 시민들에게 사과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

2013. 1. 31.

부천시민연대회의
부천YMCA, 부천YWCA, 부천시민연합, 부천여성노동자회, 부천여성의전화, 부천환경교육센터, (사)아이쿱부천생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