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대 부천시민상위원회는 1일 오전 부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첫 수상자 발표 및 선정 배경, 향후 시민상 운영 등에 대한 계획을 밝혔다.

이주항 씨가 설립한 부천실업고등학교(www.jalani.or.kr)는 주경야독(晝耕夜讀)하는 근로청소년의 배움터로, 89년 9월 오정구 고강동의 주택가 임대 건물을 얻어 개교해 이듬해인 90년 3월 근로청소년 70명을 모집해 입학식을 갖고 93년 제1회 졸업생 24명을 배출, 눈물바다를 이루기도 했다.

부천실업고는 96년 5월 지금의 오정구 오정동 390의 5 일대 부지 926㎡(280평)의 학교 부지를 매입해 학교건물을 신축, 99년 2개층을 증측해 현재 연면적 450평, 지하 1층, 지상 6층을 사용하고 있다.

지난 97년 11월 경기도 교육감 지정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로 인가받아 정규 고등학교와 동등한 학력을 인정받게 됐고, 99년 11월 학교형태 사회교육시설인 부천실업고등학교로 경기도 교육위원회에 등록됐다.

부천실업고는 지난 2월 13회 졸업식까지 모두 262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으며, 현재 학년당 2학급씩 6학급 115명(1학년 45명, 2학년 42, 3학년 28명)의 근로청소년들이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공부하는 주경야독의 산실로, 상근교사 15명과 행정실 직원 3명, 상담교사 2명이 박봉에도 불구하고 정성껏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특히 부천실업고에 다니는 대부분의 근로청소년들은 집안 형편이 넉넉치 못하고 결손가정, 생활보호대상자, 소년소녀가장들이거나, 기존 학교의 입시 위주 경쟁교육에 지친 학생들로, 중학교를 졸업했거나 중도에 고등학교를 포기한 16~19세의 청소년들이고 20세 이상 학생들도 포함돼 있다.

부천실업고는 낮에 7시간 정도 일하는 고단한 몸을 이끌고 밤에 공부하는 이들 학생들의 특성을 고려해 기계과와 컴퓨터과로 나눠 직업교육을 주로 하며, 대학 진학 및 기업체 등지에 취업토록 하고 있다.

학교운영은 경기도교육청에서 인건비와 운영비를 지원하고, 대부분 국가지원금을 맞는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부족해 주변에서 각계 인사들이 후원금, 물품, 자동차보험 가입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도움을 주고 있다. 부천시에서도 매년 교육경비를 보조해 96년 이후 3억원 이상을 지원했고, 다양한 종류의 장학금 지원 등을 해오고 있다.

부천실업고는 KBS와 MBC 등 TV 다큐멘터리 프로그램과 신문매체에서도 국가가 담당해야 할 일을 민간에서 소외받는 학생들을 위한 ‘대안학교’라는 점에 주목하며 소개되기도 했다.

이처럼 교사, 학생 및 각계각층 인사들의 땀과 정성, 눈물로 운영돼 오고 있는 부천실업고는 지난해 이맘때 오정지방산업단지 접경지역에 위치해 편입돼 철거 위기에 놓이도 했다.

그러나 이 학교 교사 및 학생, 졸업생들이 오정지방산업단지 사업시행자인 토공과 부천시, 부천시의회, 경기도, 경기도교육청 등에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눈물겨운 학교 구명운동에 적극 나서 근로청소년을 위한 주경야독의 배움터로 계속 운영될 수 있었다.
부천실업고 설립자겸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주항씨는 이 학교 졸업생 및 재학생을 비롯한 부천과 인근 지역 근로청소년들의 대부(代父)나 다름없다. 2~3년 전부터는 경제상황이 나빠지면서 학교 후원금이 크게 줄어 학교 운영에 매달리느라 학생들을 직접 가르치지는 못하고 있다.

이 학교 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동갑내기 부인 박수주(44)씨는 “남편이 학생들에게 평소 강조하는 것은 학교 설립 목표인 평화와 평등, 공존, 인간의 존엄성이며, 자신의 인격을 소중하게 생각하라는 말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강희대 부천시민상의 첫 수상자를 배출한 부천실업고는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배우겠다’는 근로청소년들이 있는 한 전국에서는 유일한 순수 야간학교로 주경야독(晝耕夜讀)의 배움터로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문의= ☎(032)674-7823.

강희대 부천시민상은 부천시에서 40년 동안 시민운동을 벌여 재야운동의 대부(大父)로 불리던 고(故) 강희대 선생(1930∼2002년·사진)의 곧고 청빈하게 살았던 삶을 기리는 동시에 선생이 생전에 보여 주었던 나눔의 철학과 교훈을 더 많은 부천시민들과 나누려는 나눔의 상으로, 올바른 시민정신을 실현하고 공익적인 활동에 크게 기여한 사람들을 발굴해 선생의 뜻과 가치를 세상에 널리 알리자는 취지로 제정된 ‘시민의 상’이다.

고 강희대 선생은 충남 공주 출신으로 서예가로 활동하면서 1950년대 중반부터 부천에 가난한 이들의 생활공동체 풀무원 농장을 열고 풀무원을 창립한 원혜영 국회의원의 부친인 원경선(91) 옹과 지난 3월16일 작고한 김관식(74) 전 부천YMCA 이사장(풀무원 육영재단 이사장) 등과 함께 활동하면서 한국예총 부천지회장, 부천서예가협회장, 부천지역 직선개헌 국민운동본부와 부천경실련 고문 등을 지냈으며, 생명운동을 벌이기 위해 공동체 생활을 하기도 했다. 말년에 위암으로 숨을 거둔 그는 유족에겐 20여평 규모의 단독주택만 남길 정도로 청빈했다.

강희대 부천시민상은 지난 2003년 11월14일 1주기 추모식에서 박동래 이사장 등 126명이 참여해 강희대 부천시민상 제정을 위한 발기인 대회를 연데 이어, 지난해 3월 부천경실련·부천시민연합·부천YMCA·부천YWCA·부천서예문인협회 등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참여한 가운데 강희대 부천시민상 위원회를 발족하고 기금 1억원의 기금 조성을 목표로 모금행사를 시작해 현재 6천170만여원이 조성됐다. 올해는 강희대 부천시민상 위원회를 사단법인으로 등록했다.

강희대 부천시민상위원회 운영위원회(위원장 김범룡 부천Y시민회 회장)는 이사장에 박동래 신애원 농장 대표를 비롯해 강영석·김세규·박혜연·임영담·원혜영·신철영·정인조·김범용 씨 등이 이사로 참여하고 있으며, 이강락·이상훈·이택규·김동선·김선환·백선기 씨 등이 운영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내년에는 추모문집을 발간할 예정이며, 매년 기금 마련을 위한 수익사업을 실시해 기금 목표액 1억원이 조성되면 부천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분야에서 올바른 삶을 실천하는 인사를 선정, 강희대 부천시민상을 시상할 계획을 갖고 있다. 문의= 김범용 운영위원장 011-356-88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