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지역 25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부천시민사회단체협의회는 20일 내년도 부천시 예산안을 종합 심사한 부천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예산안 심사과정(13~14일)을 지켜본 시민방청단 결과 보고를 통해 “관행적인 예산 편성이 쉽게 고쳐지지 않고, 특히 민간경상보조, 민간이전 등의 항목에서 시민의 혈세를 심각한 검토없이 ‘작년에 편성한 규모로’ 그냥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시민방청단은 또 “예결위의 최종 단계인 계수조정의 경우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는 점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 이유로는 “예결위에 참여하는 시의원들은 비공개 회의가 이해당사자의 입김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하지만, 투명성과 공적인 결정의 책임성이 높아질수록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울 수 있으며, 이미 인근 광명시, 인천 연수구에서는 계수조정을 공개로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시민방청단은 시의회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과정에 대해 “1조896억6천여만원에 이르는 부천시 예산은 시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시키기 위하여 꼭 필요한 곳과 미래를 위한 투자로 나눠 전략적으로 배분되고, 이 과정은 투명하고 민주적으로 이루어져야 하지만 현재 예산심의 과정은 심도있는 심의나 전략적 논의가 애초부터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행정사무감사 뒤 예산안 심의를 1주일여 앞두고 방대한 양의 예산안 자료를 받고 심사에 임하다보니 해당 상임위에서 근본적인 검토없이 집행부에서 편성한 예산을 토대로 문제가 있어 보이는 예산(?)을 집중적으로 검토해 부분적으로 삭감하는 것이 현실이고, 예결위에서는 각 상임위에서 검토된 내용을 토대로 논의하다보니 해당 상임위를 넘어 부천시 예산 전반을 전략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는 것이다.

시민방청단은 “부천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예결위 시민방청을 한 것은 올해 처음 있는 일이고, 워낙 방대한 부천시 예산을 1주일 정도의 시간에 검토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았다”면서 “부천시 예산과 관련된 여러 가지 한계와 문제점이 내년부터 이뤄지는 ‘주민참여예산제’를 통해 보완되고, 해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시민방청단은 파행을 겪으며 우여골절 끝에 구성된 이번 부천시의회 예결특위 과정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시의회 예결특위는 기획재정위에서 강동구ㆍ김인숙ㆍ이진연 의원, 행정복지위원회에서 한혜경ㆍ장완희ㆍ원종태 의원, 건설교통위원회에서 박노설ㆍ김문호ㆍ강병일 의원이 선임됐으나, 원정은ㆍ장완희ㆍ원종태 의원이 예결위 구성절차에 따른 문제제기를 하며 예결위원 사퇴의사를 밝히고 의장을 상대로 예결위원 선임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기하고 예결특위 심사해 참여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시민방청단은 “시민의 입장에서는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의 역할을 본질적 책무로 하는 시의원이 의정활동의 핵심에 해당되는 부천시 예산을 심의하는 예결위에 불참한 것은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보고 의정활동비 지급중지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제출해야 하지 않느냐는 강경한 의견도 제기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시민방청단을 꾸린 부천시민사회단체협의회는 민주노총부천시흥김포지구협의회, 부천YMCA, 부천YWCA, 부천가톨릭노동사목, 부천노동문제연구소, 부천노사모, 부천노점상총연합회, 부천비정규직센터, 부천새시대여성회, 부천시민광장, 부천시민연합, 부천시민평화통일포럼, 부천여성노동자회, 부천여성의전화, 부천여성회, 부천연대, 부천촛불광장, 부천청년회, 부천평통사, 부천환경교육센터, 아시아인권문화연대, 아이쿱부천생협, 참여예산부천시민네트워크, 풀뿌리자치연대, 한국노총부천지역지부 등 25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한편 부천시의회는 지난 17일 제166회 2차 정례회 3차 본회의를 열고 부천시가 요구한 내년도 예산안 1조896억6천486만원 중 0.5%인 58억4천478만원을 삭감한 1조838억2천여만원의 수정 예산을 확정, 의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