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건설 백지화’(주민)와 ‘공사 강행’(부천시)으로 첨예하게 대립됐던 부천시 소사구 소사본3동 52의 1일대 건립 예정인 ‘소사공영차고지’ 집단민원에 대한 돌파구 찾기에 실패,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갔다.

주민 협상단과 부천시는 5일 오후 8시부터 주공아파트단지 관리사무소 회의실에서 지난달 27일 1차 대화에서 이어 2차 대화를 두 시간여 동안 가졌으나, 양측이 제시한 협상안에 대해 “수용 불가하다”는 입장을 최종 확인, 결국 협상이 결렬됐다.

이날 대화에서 주민 협상단은 4개 아파트단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지난 1일과 2일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절반이 조금 웃도는 51%의 주민이 ‘건설 백지화’를 희망했으나, 1차 대화에서 제시했던 ‘1천평 미만의 지하 차고지 건설 및 지상 녹지화’를 시가 수용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시는 건설 백지화와 지하 차고지 건설 등 2가지 조건은 절대 수용 불가라는 가이드라인을 정한 상태에서 시가 제시한 ‘지상 차고지(대형 38면, 소형 13면) 나머지 녹지 등 시설 보완 및 향후 시흥싱서 건설하는 공동 차고지로 이전’을 수용할 것을 요구, 주민 협상단과 이견을 좀처럼 좁히지 못했다.

이날 협상이 결렬되면서 시는 주민과의 협상기간 동안 차고지 건설공사를 중단한 공사를 향후 언제든지 재개하겠다는 입장을 주민 협상단에게 전달했다.

시는 이에 따라 공사를 맡은 ㅁ건설업체로 하여금 ‘6일부터 언제든지 공사를 재개해도 된다’는 입장을 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서 주민 협상단을 새로 구성해 시와 대화에 나섰던 ‘차고지 공사 반대 공동대책위’(이하 공대위)는 시의 공사 재개에 맞서 강력하게 투쟁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공대위는 6일 또는 7일쯤 시청 브리핑룸에서 시와 협상 결렬에 따른 기자회견을 갖고 공사 재개에 맞서 강력한 투쟁에 돌입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소사공영차고지 건설 반대 집단민원은 또다시 시의 공사 재개에 맞서 주민들이 강력 저지 투쟁을 벌이는 갈등과 대립 관계로 ‘원위치’ 하게 된 셈이다.

양측은 협상 결렬에 대해 서로 할 말이 많은 듯했다.

부천시는 “주민 협상단과 1차 대화를 할 때부터 ‘건설 백지화와 지하 차고지 건설은 불가’를 전제로 협상에 나섰으나, 주민 협상단이 지하 차고지 건설을 요구해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밝혔다.

공대위측은 “주민 설문조사 결과 대다수 주민들이 건설 백지화를 원했으나, 주민 원성을 무릅쓰고 지하 차고지 건설까지 양보했으나, 시에서는 자신들이 제시한 협상안만 수용할 것을 요구하는 바람에 협상이 깨졌다”고 주장했다.

시는 또 “지상 차고지를 건설하되 주차허용 대수를 당초 대형 40면, 소형 25면에서 대형 38면, 소형 13면으로 줄였고, 나머지 공간에 녹지 등 시설 보완 및 향후 시흥시가 건설하는 공동 차고지로 이전할 경우 주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입장을 누누히 밝혔다”며 “더구나 38억원의 예산이 세워진 상태에서 이미 공사에 착공해 10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주민들이 요구하는 지하 차고지를 건설할 경우 설계 변경 등 추가 확보해야 할 예산이 2배 이상으로 늘어나는 등 정상적 절차를 거친 행정행위에 대해 집단민원을 제기한다고 해도 양보할 수 있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주민들이 이해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공대위측은 “시가 대화 재개를 위해 공대위에서 활동하는 일부 주민대표를 제외할 것을 희망해 이를 수용하여 새로 주민 협상단을 구성해 대화에 나섰고, 주민 대다수가 건설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으나 향후 주민들로부터 돌아올 비난 여론까지 감수하고 지하 차고지 건설은 허용한다는 협상안을 제시했다”며 “시는 지상 차고지 건설을 전제로 차량 대수만 줄인 채 협상에 나서 사실상 집단민원을 제기한 주민들을 위해 제시할 협상카드가 너무 인색했던 것이 협상 결렬의 주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시는 협상 결렬 이후 공사 재개 방침을 밝히면서도 “주민들과 협상의 문은 언제든지 열려 있다”고 강조했으나, 공사 재개에 따른 주민들의 저지 투쟁도 만만찮을 것으로 보여 소사공영차고지 건설에 따른 후유증은 향후 ‘소사구의 민심(民心)’까지 바꾸는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가능성도 매우 높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