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의 창업자인 고(故) 유일한 박사(1895~1971년)의 이름을 딴 도로 ‘유일한로(路)’가 경인국도 부천구간 6km(서울시계~인천시계)에 걸쳐 조성된다.

부천시와 유한대학은 산업자원부와 더불어 유일한 박사의 기업가 정신을 기리기 위해 부천시 소사구 역곡동 유한전문대 앞 왕복 6차선 경인국도 6㎞구간을 현대감각에 맞는 문화 및 교육의 거리로 재정비하여 지역주민과 함께 살아있는 거리, 걷고 싶은 아름다운 거리인 ‘유일한로(路)’를 오는 2007년까지 조성키로 했다.

이와 관련, 시와 유한대는 지난 21일 시청 접견실에서 방비석 부천시장 권한대행(부시장), 정승봉 소사구청장 등 관계공무원과 김영호 유한대학장, 이교원ㆍ문철웅 교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협약을 체결한데 이어, 23일 오전 10시 유한대 도서관에서 ‘유일한길 조성 및 활성화 선포식’을 갖기로 했다.

이날 선포식에는 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 손학규 경기도지사, 방비석 부천시장 권한대행(부시장), 차중근 유한양행 사장,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김영호 유한대학장 등 200여명의 인사가 참석할 예정이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주요 기업대표들의 ‘기업 신뢰성 회복을 위한 선언문’ 낭독,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표 및 양대 노총 대표들의 협력적 노사관계 다짐, ‘기부의 숲’ 헌정 및 ‘아름다운 가게’ 협약식 등이 진행된다.

시와 유한대가 체결한 ‘유일한로(路)’ 조성을 위해 협약서 주요 내용은 ▲서울시계 관문 제작 설치 ▲가로수 교체 및 조경공사 ▲동신아파트 방음벽 정비 ▲한전 전신주 지중화 사업 등의 사업을 연차적으로 시행하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

세부 내용을 보면, ▲서울시계 관문제작 설치를 위해 시는 예산확보와 관문 제작 공사 시행을, 유한대학은 관문 제작 디자인 설계비 등을 각각 지원하고 ▲가로수 교체 및 조경공사는 시가 예산 확보 및 시행을 하고, 유한대학은 유한킴벌리 등 유한그룹으로부터 가로수 식재 및 조경공사 등 녹화조성 사업비를 지원키로 했다.

또 ▲동신아파트 방음벽 정비를 위해 시가 예산 확보와 사업 시행을 맡고, 유한대학은 방음벽 정비에 필요한 설계에 관한 사항을 지원하며 ▲전신주 지중화 사업을 위해 시는 연차별 계획에 의거 사업을 추진하고, 유한대학은 한전과 협의해 소요 사업비 최소화 지원 등의 역할 분담을 맡기로 협약했다

유일한로(路)’ 조성사업은 지난해 10월 ‘지역발전을 위한 산관학 협력체제 구축’ 조찬 간담회시 유한대학 김영호 학장이 필요성을 언급한 이후 2차례에 걸쳐 유일한로(路) 조성을 위한 시와 대학 관계자 회의를 통해 사업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성사됐다.

시에 따르면 ‘유일한로(路)’ 조성사업의 전체 예산은 ▲서울시계 관문 제작 설치에 8억원 ▲가로수 교체 및 조경공사에 34억3천만원 ▲동신아파트 방음벽 정비에 3억7천만원 ▲한전 전신주 지중화 사업에 22억5천만원 등 총 68억5천만원이다.

시는 이 가운데 올해 1회 추경예산에서 서울시계 관문 제작사업비 5억원, 시계 환경 개선 및 가로수 수종 갱신 4억3천만원 등 9억3천만원의 예산을 확보해 놓은 상태다.

이에 따라 앞으로 ‘유일한로(路)’ 조성에 따른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해서는 추가 예산 확보가 필요한 실정이다.

그러나 특정 기업인의 이름을 딴 도로 조성사업에 엄청난 예산을 쏟아붓는 것에 대한 반발도 만만찮을 것으로 보여 앞으로 추가 예산확보를 둘러싸고 상당한 진통을 겪을 우려마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시는 현재 경인국도 중 사업구간을 ‘유일한로(路)’로 도로명을 지정하기 위해 관련부서 및 부천시 지명위원회와 협의중에 있어 ‘경인국도’ 대신 특정 기업인의 이름을 딴 도로명으로 변경하는 것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릴 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더구나 ‘유일한로(路)’를 조성한 이후에도 도로명이 다중의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입에 오르내리게 될 때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고 이에 따른 엄청난 홍보비용도 들어갈 것으로 보여 시가 전격적으로 추진한 ‘유일한로(路)’ 조성사업에 따른 지역내 찬반 논란도 재현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업가의 이름을 직접 붙인 도로는 과거 울산에 현대그룹 창업주인 고 정주영 회장의 아호를 딴 ‘ 아산로’ 이후에 ‘유일한로(路)’가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