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건표 시장이 지난 23일 부천시의회 제157회 정례회를 마치고 시청 브리핑룸에 들러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는 자리에서 내년 3월 정기인사에서 여성 국장 발탁을 고려중임을 시사함에 부천시 공직사회에 두번째 여성 국장이 탄생할 지 여부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공직사회가 뒤숭숭한 분위기에 휩싸이고 있다.

부천시 공직사회에서 여성 국장 1호는 원혜영 국회의원이 부천시장 재직 당시 지난 2004년 2월 손계숙 경제문화국장(1946년생) 이었고 이듬해 퇴직한 바 있다.

홍 시장의 내년 3월 정기인사에서의 여성 국장 발탁은 현재 부천시 공직사회의 심각한 인사적체를 감안할 때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시 산하 전체 공직자 2천49명 중 남성 공직자는 62.8%인 1천286명, 여성 공직자는 37.2%인 763명이며, 이 가운데 팀장(6급 주사) 386명 중 남성은 85.8%(331명), 여성은 14.2%(55명)이다.

또 과장(5급 사무관) 102명 중 남성은 93.1%(95명), 여성은 6.9%(7명)로, 여성 국장 발탁에 따른 경쟁 구도 역시 불보듯 뻔한 상태다.

여성 국장 발탁 경쟁에는 1999년에 사무관(5급)으로 승진한 1953년생 윤순중 가정복지과장과 1956년생 김정숙 사회복지과장 등 2파전 구도가 될 전망이다. 여기에다 2000년에 사무관으로 승진한 1958년생 이춘구 민원여권과장 정도가 여성 국장 발탁 경쟁에 거론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시청 브리핑룸에서 터져나온 여성 국장 발탁설은 지난번 인사의 연장선상에서 이런 저런 뒷말이 공직사회에 회자되고 있다.

이처럼 여성 국장 발탁은 민선 4기 홍건표 시장 체제의 마지막 정기인사에서 너무 일찍 수면 위로 부상하면서 경쟁 구도가 뻔한 데다, 심각한 인사적체 현상을 보이고 있는 과장급 남성 공직자들의 불만도 적지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같은 공직사회는 물론 지역사회에 남아 있는 후일담 때문이다.

여기에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경쟁 구도가 불 보듯 뻔한 여성 국장 발탁설이 흘러나온 것 역시 여성표를 의식해서라는 오해의 소지를 낳을 수도 있는데다, 내년 3월 정기인사의 물밑 구상을 너무 일찌감치 드러낸 것 역시 ‘일하는 공직사회 분위기’ 조성을 위해 성급하게 샴페인을 터트린 ‘패착’일 수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여진다.

보다 큰 문제는 여성 국장 발탁은 한 개인을 위한 자리로 마련되는 상징적인 자리가 되어선 결코 안된다는 점이다. 이는 다시 말해서 그동안 여성 공직자로서 쌓은 경험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주는 조건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인사적체 및 개인적인 공직생활의 조기 마감을 위한 어느 한 여성 공직자를 위한 영전의 자리 또는 민선시대의 이런저런 정치적 이유에 의한 카드로 여성 국장 발탁이 이루어져서는 결코 안된다는 점이다.

시 인사팀의 한 관계자는 “현재 신규 임용되는 여성 공직자의 비율이 7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앞으로 여성 공직자의 과장 및 국장 발탁이 자연스런 현상이 될 것”이라며 여성 국장 발탁이 아직은 인사적체에 시달리는 공직사회를 고려할 때 조금은 이른 감이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은 것도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홍심(洪心ㆍ홍건표 시장의 의중)’의 내년 3월 정기인사의 물밑 구상이 ‘너무 일찌감치 나온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가뜩이나 비좁아진 인사 경쟁구도 속에 그동안 건강함과 소신있는 공직생활이 일정 부분 유지돼온 여성 공직자들간 편가르기 현상 등 각종 부작용이 낳을 수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내년 3월 정기인사의 뭍밑 구상이 지방선거와 맞물린 시점에서 수면 위로 부상함에 따라 제설작업 등 이 겨울을 나는데 시민 불편이 없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내년도 부천시정 살림살이를 위한 새해 업무보고 등 중차대한 일정 등을 감안할 때 너무 일찍 군불을 지펴 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구나 복지문화국 산하 여성 과장들의 일거수 일투족은 두고 두고 여성 국장 발탁 행보로 비춰질 수 밖에 없는 이른바 ‘입김 행정’의 뉘앙스를 남기는 대목으로 고착될 수밖에 없는 우(愚)를 초래해 부천시 인사행정시스템에 대한 불신을 남길 소지를 다분히 안고 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까닭에 내년 3월 정기인사의 물밑 구상이 연말연시를 앞두고 최고 인사권자로부터 흘러나온 것은 결코 바람직스럽지 못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지금 부천시내 곳곳에선 쌓인 눈이 얼어붙어 불편을 겪고 있는 부천시민들이 더 많다. 부천시 공직사회가 벌써부터 내년 3월에 있을 정기인사에 휘둘려야 할 될 때인가를 되묻고 싶은 대목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