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에 지번(번지)에 의한 불합리한 주소체계를 선진국처럼 도로에 이름을 부여하고 건물마다 번호를 매기는 방식으로 주소를 표시토록 해 좀더 수월하게 주소를 찾도록 하기 위해 실시한 ‘새주소 부여사업’이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해 ‘미로찾기’식으로 전락해 개선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전덕생 의원(송내2동)은 13일 오전 개회한 부천시의회 제116회 정례회 2차 본회의 시정질문을 통해 “새주소 부여 사업은 주민생활 불편 해소와 정보화 사회에 대비해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주소를 도입해 주소를 찾기가 좀더 쉽도록 하기 위해 공공근로인력을 동원해 추진한 사업”이라며 “그러나 ‘도시는 선(線)’이라는 개념을 무시한 채 주먹구구식으로 도로명과 건물번호를 부여한 나머지 오히려 새주소로는 찾기가 더욱 힘들게 돼 실제 활용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이날 미국의 필라델피아의 한 도시의 주소체계를 예로 들며 부천시의 새주소 부여사업에 대한 문제점을 꼬집었다. <사진>

실제, 송내1동 부천여중에서 심곡본동 남초등학교에 이르는 같은 연결선상에 놓인 횡(橫)축의 도로상에 부여된 새주소 명칭의 경우 장영실2실~ 송이1길~ 율곡2길~ 서희2길~ 원효1길식으로 블럭별로 도로명이 제각각인 실정이다.

또 같은 연장선상의 횡축 도로인 중동 상도중에서 부천상공회의소까지 이르는 도로에 부여된 명칭은 장말도당길~ 돌팡구지1길~ 청실1길~ 부곡1길~상공1길 식이고, 오정동 신흥로에서 성곡동까지 이르는 도로 역시 라일락4길~ 봉선화5길~ 동화나라2길~돌산3길~안개꽃3길~면학길 식으로 블럭별로 쪼개 도로명칭을 부여해 도저히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혼란만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도로명칭 부여는 종(縱)축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꿈마을2로~ 상록수2로~ 은데미2로~ 청송3로 식으로 블럭별로 쪼개 명칭을 부여해 놓고 있는 실정이다.

전 의원은 “ ‘도시는 선(線)’ 개념이 매우 중요한 만큼 횡축(가로축)과 종축(세로축)으로 하나의 통일된 도로 명칭을 부여하고 각각의 건물에 번호를 부여해 도로명과 건물명을 최소화 하면 알기쉽게 주소를 찾을 수 있는 만큼 새주소 부여사업의 전면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부천시의 새주소 부여사업은 지난 98년 3월부터 공공근로 인력을 동원해 계속사업으로 추진해 지난 2002년 12월 완료됐으며, 국비 2억1천만원, 도비 3억3천700만원, 시비 10억9천200만원 등 모두 16억3천900만원이 투입됐다.

시가 이 사업을 통해 주간선도로 및 보조간선도로, 소로 및 골목길 등을 대상으로 1천328개의 도로명을 부여했고, 4만368개의 건물번호를 부여했으며, 명판 2천635개를 제작해 부착했다.

시는 내년도 예산안에 새주소 부여사업과 관련, 도로명 및 건물번호 부여사업으로 건물번호판 제작 1천105만원과 도로명판 제작 2천420만원 등 3천525만원을 올렸으나 건설교통위에서 전액 삭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