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부천시의원을 지낸 김덕조 전 의원이 부천지역발전연구소를 통해 최근 펴낸 ‘신·구도시 균형 발전 모색’이란 책자를 통해 구도심 재개발에 관한 몇가지 의미있는 의견을 제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 전 의원은 이 책자에서 “세계의 대도시들은 도시간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공간 개편’을 통해 새로운 경제기반에 알맞는 공간구조와 물리적 환경을 갖추기 위해 도심환경의 소생을 위해 재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부천시도 신·구도시의 심각한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도심 재정비 및 재개발을 도시마케팅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1973년 시 승격 당시 부천시 도시계획상의 문제점으로 “급증하는 서울의 인구 수용정책에 따라 장기간의 검토없이 정부 정책에 의해 급조한 시로 승격돼 여러가지 문제점이 드러났다”며 “70년대 당시 도시개발 경험이나 전문가도 없는 상태에서 20년 후의 부천시 인구를 40만으로 잡고 도시기반시설을 세웠으나 시 승격 10년만에 50만이 넘는 인구가 유입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 승격 이후 기존 시가지에 토지구획 정리사업법에 의한 도시계획사업을 하면서 지주와의 협의과정에서 비협조로 토지 감보율을 최소한으로 확보하지 못해 교통, 도로 및 인도의 협소, 공공용지 미확보 등으로 인한 도시기반시설의 절대 부족 현상이 나타났다”며 “이로 인해 경인국도의 만성적 정체, 경인전철 이용인구의 수용한계, 고지대 등의 급수난, 남부역광장의 협소 등 부천시 도시계획사업의 태생적인 문제점이 드러나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 전 의원은 “부천은 80년대 100만평 규모의 공영개발사업 방식의 중동신도시 사업을 하면서 구도시의 문제점을 그대로 둔 채 신도시를 개발했고, 2차로 95만평의 상동신도시 건설을 통해 인구 100만을 수용할 수 있는 제반 여건을 갖추었으나 도시개발이 신도시에만 집중되는 심각한 불균형 현상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책자에서 민간 중심 재개발·워터프런트(수변 공간) 개발·거점개발·복용합용도 개발 등 4가지 방식의 도심 재개발 방식을 소개하는 한편, 미국 뉴욕의 로어 맨허턴 재개발·뉴욕 맨허턴 배터리파크 시티·보스턴시 센트럴 아터리/터널 프로젝트와 영국 런던의 도크랜즈 개발사업, 프랑스 라데팡스 재개발 프로젝트·파리 제13구역 재개발·리웅시 재개발사업, 독일 하이드하우젠 재개발 프로젝트·베를린 포츠담 광장 재개발, 호주 다랑 하버 재개발사업, 일본 오카와바타 재개발계획·에비수 가든 플레이스·도쿄도 미나토구 롯폰기 힐스 등을 자세히 소개했다.

그는 “지난 30여년간 신도시 개발에만 예산이 집중 투자돼 구도심지역인 심곡동 지역을 거점개발지역으로 설정, 집중 개발하면서 다른 역세권 전역으로 개발이 이어지도록 유도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부천북부역 광장은 토지구획정리사업 당시 민원의 소지가 덜하고 지가가 저렴해 역광장 부지를 확보했으나 남부역은 처음부터 부천군 소사읍 당시 지주 토호세력들의 입김이 도시계획 입안권자에 영향을 미쳐 역광장을 계획에서 무시해 버렸다”면서 “이제는 남부역 광장의 확장을 중심으로 심곡동지역을 거점개발 형식으로 뉴타운개발계획을 세워 도심 재생사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1899년 국내 최초로 경인선 기차가 개통될 당시 부천은 경인선 노선의 중심지였으나 아직도 도심 복판을 가로질러 부천시 발전을 가로 막고 있다”며 “시대 용도에 맞게 철로를 지하화하고 역곡역에서 송내역까지 지상을 거대한 녹지띠를 조상하고 각 역에는 광장을 넓게 만들어 부천시를 광장과 조각, 녹지공원이 많은 도시로 가꾸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경인전철 노선 지하화 개발방식과 관련해서는 철도청, 부천시, 민간개발사업자와 공동 콘소시엄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60% 정도를 녹지나 광장으로 조성하고 40% 정도는 초고층 업무, 상업용 건물을 건축할 것을 제시했다.

그는 또 “지금의 심곡 복개천은 보다 더 효용가치가 있는 용도로 이용할 수 있도록 상판을 걷어내고 맑은 물이 흐르는 친수 공간으로 개발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복개천 양쪽을 주상복합타운 지역으로 유도해 1, 2층은 레스토랑·카페·고급 의류점·제과점 등을 집중 유치하고 특수조명을 설치해 야경도 고려하는 등 특색있게 개발할 것”을 주문했다.

복개천 재개발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시는 행정적 지원만 하고 민간사업자가 재개발을 담당하면 많은 예산을 들이지 않아도 재개발이 가능하다고 그는 말했다.

김덕조 초대 시의원은 공장 재개발사업과 관련, “부천시의 도시 쇠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제조업 육성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준공업지역에 중소 규모의 노후, 불량 공장이 밀집해 시간이 경과할수록 제조업 유출이 기속화되는 만큼 빠른 시일내에 공장 재개발을 추진해 경제기반 강화와 물리적 환경개선을 통해 제조업의 기능을 회복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파트형 공장이나 주·상·공 복합건물로 재개발을 할 경우 재입주를 원하지 않는 비도시형 업종에 대해서는 시 외곽 공단으로 이전 부지를 알선해주고 도시형 공장에 대해서는 행·재정적 지원을 통해 재입주토록 하고 공해가 적고 부가가치가 높은 도시형 제조업체를 유치해야 한다”면서 “제조업의 유출을 막기 위해 강제적인 용도전환 억제보다는 주거·상업·유통·연구·교육·제조업 시설이 함께 들어갈 수 있는 주·상·공 복합건물의 건설을 적극 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녹색도시 건설과 관련, “건물주와 점포영업주에게 일정한 위치에 있는 수목(가로수)을 관리하고 책임을 지우는 대신 그만큼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를 도입하고 공무원과 자연보호단체, 새마을운동단체 등 시민단체로 하여금 지역담당제를 두는 적극적인 녹지개발과 보존대책을 수립,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