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부천시는 26일 430여명에 달하는 직원들에 대한 정기인사를 3월2일자로 단행했다.

이번 정기인사에서는 51년생 한기주 감사실장이 같은 연령인 조재형 세정과장과 승진 경쟁을 벌인 끝에 건설교통국장 직무대리로 발탁됐다. 정년을 2년 앞두고 있는 시점이어서 명퇴시점을 사전 조율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지방행정공무원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4급(서기관)으로 승진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는 공직생활을 마무리하는데 큰 선물을 받은 셈이다.

이경섭 경제문화국장은 신설되는 뉴타운개발국장을 맡게 됨으로써 무형문화엑스포에 이어 부천시 뉴타운사업의 중책을 떠안게 됐고, 박명호 기획재정국장은 명칭이 바뀌는 재정경제국을 이끌도록 해 업무의 연속성을 유지토록 했다.

국장에서 구청장 발탁 및 과장에서 국장 승진 인사는 당분간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식의 명퇴 인사로 승진인사 요인을 채워가는 관행이 최고인사권자인 부천시장의 특단의 결단이 없는 한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승진경쟁 폭은 더욱 확대돼 인사 때마다 ‘바늘 구멍’ 승진 경쟁도 치열해져 인사권자인 부천시장의 고민 역시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5급(사무관) 전보인사에서는 기존 조직을 크게 흔들지 않는 범위에서 업무 능력과 추진력, 신뢰성 등을 고려해 측근인사까지 챙기는 낙점인사를 단행한 것이 특징이다.

같은 57년생인 권희춘 예산법무과장과 송재용 재난안전관리과장을 감사실장과 공보실장으로 포진시킨 것은 신뢰성과 대인관계 등 직무와 밀접한 측면을 고려했고, 김태산 소사구청 주민생활지원과장을 청소과장으로 발탁한 것은 청소행정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포석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의회사무국 전문위원으로 서근필 청소과장과 오세원 원미구 세무2과장을 발탁한 것도 대(對)의회 관계를 고려한 인사로 분석되고 있다.

이처럼 큰 무리수를 두지 않는 과장급 전보 인사는 기존 조직에 변화를 주지 않고 조직 안정을 통해 민선 4기 후반기를 이끌겠다는 홍건표 시장의 의지가 담겨 있지만, 올 후반기 9월 정기인사를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6급 및 7급 전보인사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구청에 근무하는 ‘일 잘하는’직원들을 시본청으로 끌어올리는 한편, 감사실 팀장 및 7급 인사에서 사실상 좌천성 깜짝 인사가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감사실 특성상 외부 의존적인 측면을 사전 차단하고 조용한 감사 기조를 이끌겠다는 홍 시장의 뜻이 담긴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조용하게 업무를 처리하는 권희춘 예산법무과장을 감사실장으로 앉힌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감사실 6급 직원 인사에 있어서는 상당수 공직자들이 의아해 하는 직원도 포함된 점은 옥의 티로 꼽히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번 3월2일자 부천시의 정기인사는 몇몇 부서의 전보인사에 있어서 홍 시장의 의지가 담긴 족집게식 낙점인사라는 점에서 앞으로 업무추진에 있어서 상당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하지만 심각한 인사적체에 따른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강력한 의지가 희석된 채 과장 및 팀장급 인사가 전보인사로 채워지면서 직원들의 인사불만은 물밑에 잠재돼 있는 상태여서, 부천시 공직사회 주변에서는 이번 정기인사에서 행정직 건설교통국장 직대 인사의 배경을 비롯해 올 하반기 정기인사까지 일찌감치 내다보며 무성한 뒷말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기인사가 행정직과 기술직 과장급 2명을 위해 승진인사 요인을 억제한 채 단기적 인사처방을 내렸다는 말이 흘러나오는 것은 이같은 부천시 공직사회의 인사정책에 적지 않은 불만이 내재돼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