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웅 구로구청장이 부천시가 추진하는 추모공원 건립에 맞서 대규모 생활쓰레기 처리시설을 건립하겠다고 밝힌 구로구 항동 산50의 2 일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1만9천140㎡(5천789평)는 쓰레기분리수거 적환장과 차고지 건립을 위해 지난해 2월 14억4천만원을 들여 부지 매입을 완료, 이같은 사실이 같은해 8월 뒤늦게 부천시에 알려지면서 소사구 지역주민들이 즉각 집단 반발하며 역곡3동·괴안동·범박동 자생단체장 10여명이 구로구청을 항의 방문, 강력한 반대의사를 전달하는 등 한바탕 소란이 빚어졌던 곳이다.
구로구 항동 산50의 2 일대는 범박동 현대홈타운 아파트단지와 직선거리로 불과 300~400m 정도 밖에 안되는 등 소사구지역 주거지역과 근거리에 위치해 있는 관계로 당시에도 소사구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

부천시에서도 관계법령상 폐기물 시설이 인접한 지방자치단체의 경계로부터 2㎞ 이내에 건립될 경우 관련 지자체와 협의토록 돼 있는 점을 내세워 중앙정부에 환경분쟁조정 신청을 검토하는 등 구로구의 계획에 강력히 반대한다는 방침을 세우기도 했다.

이에 구로구청에서도 당시 신도림동 유수지에 임시로 자리잡고 있는 청소업무 차량 차고지와 재활용품 분리시설을 이전하기 위해 부지를 매입한 사실을 밝혔지만, 부천시의 추모공원 조성에 맞대응하기 위한 것은 사실과 맞지 않으며 시설 건립시 관련법에 따라 부천시와 협의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같은 사실이 주요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그러나 불과 1년4개월이 경과한 12월12일 양대웅 구로구청장은 추모공원 건립 반대 투쟁을 벌이고 있는 원미구 역곡동 부천화장터 반대 주민대표들의 단합모임에 참석, “부천시가 추모공원 건립을 추진할 경우 항동 산50의 2 일대에 종전에 추진하는 규모보다 훨씬 크고 서울 인근 자치구의 음식물쓰레기를 함께 처리하는 대규모 생활쓰레기 처리장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기존의 입장을 번복하고 결국 부천시의 추모공원 건립에 상응하는 시설을 건립, 맞대응 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

양대웅 구로구청장의 이날 12.12 발언은 부천시가 추진하는 추모공원 건립부지가 구로구 온수동에서 불과 250m 가량 떨어진 원미구 춘의동 462 일대 개발제한구역에 추진하는 만큼, 구로구에서도 부천시와 경계를 맞닿고 있는 지역에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을 짓겠다는 것을 부천화장터 반대 투쟁을 벌이는 부천시민(역곡동 주민대표) 앞에서 공공연하게 선언, 부천시에 추모공원 건립 철회 압박을 우회적으로 했다는 점에서 만만찮은 파장을 몰고올 것으로 보인다.

양 구청장의 이날 발언은 ‘부천시의 추모공원을 혐오시설로 규정하고 구로구 경계지역에 건립한다면, 그에 버금가는 혐오시설을 부천시 경계지역에 건립해 맞불을 놓겠다’는 논리로, 부천시에 대한 ‘시정 간섭’으로 해석될 소지도 있고, 자칫 경계지역을 사이에도 두고 부천시-구로구 지역주민들간 갈등과 대립을 촉발시킬 우려가 있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양대웅 구로청장의 이날 12.12 폭탄 선언은 지난해부터 산50의 2일대에 추진해온 쓰레기분리수거 적환장과 차고지 건립의 명분을 쌓기 위해 숨고르기를 해왔고, 결국에는 한걸음 더 나아가 서울 인근 자치구의 음식물쓰레기까지 처리하는 대규모 광역 생활쓰레기 처리장 건립을 위해 부천시의 추모공원 건립의 반대여론을 이용해 물타기를 해오다 ‘빅딜 노림수’를 꺼내던 속셈이 감추어져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떨칠 수 없게 하고 있다.

더구나 최근 소사구 지역주민들이 소사공영차고지 건립을 둘러싸고 집단 민원을 제기하고 있는 시점에 터져나온 양대웅 구로구청장의 발언은 사전에 치밀하게 계산된 전략적 폭탄발언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