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부천시가 올 연말까지 법정동을 기준으로 인구 5만명 이하의 동(洞)을 통·폐합, 현재 37개동을 29개동으로 감축하는 ‘행정동 광역화’를 추진키로 한 것과 관련, 2~3개 동이 하나의 동으로 묶여지는 통·폐합 대상 동(洞)의 자생단체는 물론 공직사회의 반발과 동요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원미구선관위에서도 행정동 광역화 추진 시점을 늦춰달라는 요청을 해오는 등 후유증이 만만찮아 추진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부천시가 13일 효율적인 행정구역 운영을 위해 행정동 광역화 추진계획의 주요 골자는 △원미구 심곡 1·2·3동→ 심곡동, 원미1·2동→ 원미동, 역곡 1·2동→ 역곡동 △소사구 심곡본동·심곡본1동→ 심곡본동, 소사본1·2동→ 소사본동, 괴안동·역곡3동→ 괴안동, 송내1·2동→ 송내동 등으로 통·폐합돼 기존의 8개 동이 없어지는 것이다.

이와 관련, 원미구선거관리위원회는 부천시에 ‘동 행정구역 광역화 추진 관련 협조요청’ 공문을 보내 제17대 대통령선거(12월19일)과 제18대 총선(2008년 4월9일)을 관리하는 선관위의 입장을 전달했다.

원미구 선관위는 “선거가 임박한 시기인 오는 12월까지 동을 통·폐합할 경우 투표구 조정 등의 사유가 발생돼 투표구 명칭변경·관할구역 변경·투표장소 변경·동(洞) 위원회의 대행업무 지정 및 교육·동(洞) 위원·투표관리관·간사·서기 등의 위·해촉 및 교육 등 법정사무 처리의 혼란과 선거인의 불편 등이 야기돼 선거관리에 많은 어려움이 따를 뿐만 아니라 적기에 법정사무 추진이 대단히 우려된다”고 밝혔다.

원미구선관위는 이에 따라 “제17대 대선 등 양대선거를 원활히 치를 수 있도록 행정구역 광역화 시행 시점을 제18대 총선 이후로 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원미구선관위가 행정동 광역화 추진에 따른 협조공문을 보내 추진 시기를 늦춰줄 것을 부천시에 요청해온 것은 사전에 이같은 선거관리 법정사무 처리에 따른 사전 협의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부천시의회에서도 시의원들의 지역구 관리문제 등에 따른 민감한 영향을 미치는 행정동 통·폐합 추진계획을 사전에 협의하지 않은 채 언론보도를 통해 알게된 해당지역 시의원들조차도 어리둥절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폐합에 해당되는 8개 동(洞)의 자생단체들(동별 8개 자생단체)도 향후 단체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시의 방안을 무엇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뒤늦게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그동안 지역사회를 위해 열심히 봉사활동을 해온 자생단체들로서는 사전 언질조차 없이 행정동 통·폐합 추진계획을 발표한 것에 대해 몹시 볼쾌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에서는 김문수 지사 명의의 행정동 통·폐합 추진에 따른 입장을 적은 협조서한을 홍건표 부천시장에게 보내 왔다. ▼서한문 원문 아래 사진.

김문수 지사는 이 서한에서 “정보통신 및 행정통시망 발달로 인해 기존 현장민원 위주의 동사무소 역할이 축소되고 있고, 행정서비스 욕구가 다양하고 복잡해지는 등 행정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어 이에 능동적을고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광역 동사무소 운영체제가 필요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김 지사는 “경기도는 도내 좁은 지역의 인구밀집 또는 인구가 적은 동사무소가 조직, 인력, 재정상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을 개선하기 위해 소규모 동사무소를 통폐합하여 대동(大洞) 체제로의 전환을 추진코자 한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경기도가 추진하는 대동(大洞) 체제는 현재의 동사무소 기능에 광역행정 기능을 부가해 주민들에게 보다 질좋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동(洞) 통합 후 남는 청사 및 인력을 주민복지 분야에 집중 투입해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도는 부천시장이 동(洞) 통합을 적극 추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통합 후 잉여 청사의 복지시설 전롼 비용 등 재정지원은 물론 추진상 예상되는 지방의원 정수 감소 우려문제, 대동 체제하의 조직 운영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 등 경기도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지방의원 정수문제과 관련, “향후 ‘경기도 시군의원선거구 획정위원회’ 운영시 동 통합결과를 반영, 불이익이 없도록 하고, 대동 행정조직이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자치단체의 행정기구와 정원기준 등에 관한 규정’ 등 불합리한 내용을 중앙에 건의하는 등 제도개선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김 지사는 “행정구역 광역화 추진은 효율적인 행정구역 운영을 위한 것”이라며 “정원 감소 등 공무원들의 불이익이 전혀 없음을 소속 직원들에게 주지시켜 달라”하며 행정구역 광역화 추진이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한편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홍건표 부천시장에게 행정동 통폐합에 따른 광역화의 적극 추진을 위한 재정지원 등을 약속한 것과 관련, 국회의원에 내리 3번 당선돼 사실상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소사구가 이번 행정동 통폐합 추진으로 10개 동(洞) 가운데 8개 동이 4개 동으로 통폐합돼 6개 동으로 축소돼 오정구의 7개 동 보다 적은 결과가 초래돼 지역주민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지 주목된다.

‘사무관(5급 과장) 승진이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만큼이나 힘들 정도다’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인사적체에 시달리는 공직사회 역시 정원 감소 등 불이익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당장 8개 동장(5급 사무관) 자리에서 4개 자리로 줄어드는 것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도 없고, 동장이라는 자리에 대한 메리트 등을 감안하여 이에 걸맞게 대체할 자리를 또다시 만든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요원한 실정이다.

부천시 자체에서도 행정동 광역화 추진에 따른 계획만 관련부서에서 언론에 발표한 상태이지 줄어든 동장 자리와 자생단체들간 교통정리 등 후속 대책은 아직 마련조차 하지 않은 상태여서 가장 먼저 부천시의회에서 강력한 제동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동(洞) 보다 인구가 적은 동은 그냥 두고, 왜 하필 우리 동을 이웃 동과 합치느냐”는 불만이 부천시의 행정동 광역화 추진계획 발표 이후 이곳저곳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