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도지사가 11일 오후 숭례문 화재 현장을 찾아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는 이날 오후 일정에 있던 숭례문 인근의 한 방송사 방문길에 앞서 숭례문 화재 현장을 찾아 절망스러워 하는 숭례문 앞 인파 속에서 한줌의 재가 된 수도의 상징을 바라보며 할 말을 잇지 못했다는 것.

김 지사는 “지금의 서울 뿐 아니라 경기도 전역을 아우르는 우리의 수도 상징물이 어떻게 이렇게 하루 아침에 잿더미로 바뀔 수 있는지 비통할 따름”이라며 “대한민국 전반에 걸쳐 재난 시스템 재정비가 시급하다. 수도권의 자치단체장 중 한명으로서도 커다란 책임감도 느낀다”면서 불에 탄 숭례문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고 한다.

김 지사가 더욱 가슴 아파한 이유는 얼마전 일어났던 이천 냉동 물류창고 화재 사건의 기억 때문이기도 하다는 게 참석한 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김 지사는 당시 사고 장소에 가장 먼저 달려가 소방관들과 함께 화재현장을 지휘했다. 사고가 수습될 때까지 매일 현장을 방문해 한 명이라도 더 구출되길 빌었고, 유가족들의 거친 욕을 들으며 장례식장을 지키기도 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지난 2006년 5월 도지사 선거 기간 중 일어났던 수원 화성 서장대 화재 현장에 밤길을 뚫고 산 정상에 올라 가슴 아파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취임 이후 경기도 곳곳에 방치된 선조들의 옛 문화 복원 발굴에 온힘을 기울이고 경기도 공무원 승진에는 반드시 역사과목을 통과하도록 추진중인 가운데 또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 더욱 안타깝다”며 “복원해도 다시 찾을 수 없는 대한민국 수도의 상징, 숭례문을 온국민의 가슴 깊이 묻고 선조들의 문화유적을 더욱 정성스럽게 복원 보존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