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교통국장실에서의 지리한 공방은 밤 11시30분이 넘은 시간까지 계속됐다. 경마장 입점반대 대책위가 부천시청을 항의 방문한 시간이 이날 오후 3시30분, 그리고 건설교통국장실로 자리를 옮긴 시간이 오후 4시께… 그리고 무려 7시간30분이 넘께 건설교통국장실에서 전영표 국장과 경마장 입점반대대책위 관계자들간의 팽팽한 입씨름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경마장 유치 추진을 위해 가나베스트타운빌딩 건물주의 용도변경 신청에 대한 결재권은 건축과장 전결사항으로 윤석현 과장의 결재를 통해 사실상 용도변경 허가가 난 셈이다.

그러나 윤석현 과장은 이날 밤 11시30분이 넘은 시간까지도 모습을 나타내지 않은 채 반발 기류를 감지한 탓인지 일찌감치 자리를 피하고 지금까지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경마장 유치에 따른 건축주의 용도변경 신청에 따른 허가를 내줄 경우 경마장 입점반대 대책위 및 시민단체 관계자들의 거센 반발과 항의 방문 등은 불보듯 뻔한 실정이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용도변경 허가 결재권자가 항의 방문을 피해 직속 상관인 국장이 민원인들에 의해 함악한 분위기 속에 지리한 공방정을 펴고 있는 가운데서도 끝내 모습조차 나타내지 않은 채 건축과 직원들에게조차 집단 항의 방문에 따른 적절한 대처를 지시하지 않고 자신만 쏙 빠져 나가는 행태는 무소신 행정처리의 전형을 보여주는 셈이라는 비난이 강하게 일고 있다.

민원인의 항의 방문에 대해 비록 거세게 반발하는 민원인들에게 수모 또는 봉변을 당할지라도 ‘법대로’ 원칙대로 처리했고, 민원인들과 일구이언( 一口二言) 하지 않았다면 당당히 행정행위에 대한 소신을 밝히는 것이 공직자의 자세일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구나 주민들의 거센 반발속에 집단민원을 행정적으로 처리된 사안에 대해 자신과는 직접적인 관련부서가 아닌 해당부서의 문제로 인식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직속 상관이 곤욕을 치르고 있는 상황에서도 일단 성난 민원을 피해 놓고 다음에 보면 된다는 식으로 집단민원을 해소하려는 것은 온당치 못한 공직자의 처신이라는 따가운 눈총마저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마장 입점반대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은 용도변경 허가 승인권자가 납득할만한 해명이 있을 때까지 부천시청 현관문을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건설교통국장실에서 밤을 지새울 각오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자정을 훌쩍 넘겨 3일 새벽 1시가 넘어선 시각에도 건설교통국장실은 경마장 입점반대 민원인들이 불을 훤히 밝히고 있는 중이다.

과거 행정 처리 관행은 하루가 다르게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행정환경 변화에서 아직까지 황소걸음으로 더디게 변화하는 것은 집단민원을 제기하고 처리하는 민원인과 공직자 모두 ‘오십보 백보’의 모습 그대로라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을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