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필요한 분은 쌀을 가져 가세요.”

지난 4일 쌀이 필요한 분은 마음대로 가져가라는 문구와 함께 부천시 소사구 괴안동사무소(동장 정광열·☎032-340-6607) 입구에는 등장한 20kg짜리 ‘쌀독’이 당장 끼니를 걱정하는 불우이웃들의 시름을 덜어주고, 이웃을 위해 좋은 일을 하려는 사람들의 온정을 담아내는 ‘요술 쌀단지’가 되고 있다.

이 쌀독은 이 동네에서 지물포를 운영하는 김원섭씨(38·괴안동 73의 16)가 TV를 통해 쌀을 나눠주며 사랑을 실천하는 것을 보고 20kg 쌀독에 쌀을 가득 채우고 20kg짜리 쌀 한포대와 함께 쌀이 떨어져 끼니를 걱정하는 불우이웃들이 필요한 만큼 쌀을 가져가도록 선뜻 내놓은 것으로, 쌀이 없이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어려운 주민들이 언제든지 필요한 만큼의 쌀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하고, 불우이웃을 돕고자 하는 독지가나 주민들은 쌀독에 쌀을 채워 넣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김씨가 제공한 쌀 40kg이 거의 줄어들자 지난 9일에는 익명의 독지가가 쌀 40kg을 기탁했고, 또다른 분이 20kg을 기탁해 지금까지 모두 100kg의 쌀이 ‘쌀독’에 채워졌고, 이 가운데 80kg의 쌀이 필요한 사람들이 와서 가져갔다.

18일 현재 쌀독에는 20kg의 쌀이 남아 있지만 이 ‘쌀독’의 밑바닥이 드러나지는 않을 것 같다.

괴안동사무소 관계자에 따르면 “평소 남을 돕고 싶었지만 마땅한 기회를 찾지 못했던 주민들이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쌀을 십시일반(十匙一飯)으로 채워주고 있어 쌀독의 밑바닥이 드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귀뜸했다.

현재 괴안동사무소는 20kg짜리 요술 쌀단지(?)가 너무 적고, 앞으로 많은 독지가와 주민들이 쌀독에 직접 쌀을 채워넣도록 하기 위해 쌀 4가마 정도를 담을 수 있는 큰 뒤주를 제작중에 있고, 다음주쯤에는 퍼가도 퍼가도 마르지 않는 ‘사랑의 뒤주’를 선보일 예정이다.

동사무소 직원들은 ‘사랑의 쌀독’에 항상 쌀이 채워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사랑의 쌀독’이란 이름의 홍보용 명함도 제작, 19일부터 만나는 주민들에게 건넬 예정이다.

명함 앞면에는 ‘항아리 사진’과 함께 ‘십시일반(十匙一飯)’이란 글씨를 새겨넣고, 뒷면에는 ‘사랑의 쌀독이 항상 채워질 수 있도록 독지가 여러분의 많은 협조를 부탁드립니다’라는 문구를 새겨 넣었다.

한 주민에 의해 탄생한 괴안동사무소의 작은 사랑의 쌀독이 어느새 십시일반 온정이 ‘화수분’처럼 메마르지 않고 샘솟는 ‘요술 쌀단지’로 변해 당장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불우이웃들을 생각하는 많은 이웃의 온정을 담아내고 있었다.

동사무소 관계자는 사랑의 쌀독 근황(?)을 묻는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앞으로 괴안동을 찾아오시려면 쌀을 가져오세요”라며 활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