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수임료도 이제는 시장원리가 지배하는 서비스 시장이 돼야 합니다.”

부천시 원미구 상동 448-55 부천지원 앞 다성빌딩 201호에 위치한 ‘법무법인 부천종합법률사무소’는 지난해 12월부터 변호사 수임료를 대폭 낮췄다는 현수막 광고를 사무실 건물에 내걸었다.

‘소액사건 착수금 55만원·부상사건 7%·사망사건 4%·가사소송 착수금 99만원.’ 지금까지 받았던 수임료에 비하면 3분의 1에도 못미치는 파격적인 가격 파괴으로 이른바 변호사 수임료 바겐세일 광고를 내건 것이다. 국내 변호사업계에서는 최초였다.

법무법인 부천종합법률사무소(대표변호사 이양원·우종태)가 이같은 수임료 세일광고를 하게 된 취지에 대해 우종태 변호사(41)는 “어떤 서비스든 서비스 비용이 공개돼애 하는데 변호사 수임료는 일반인들이 수임료 기준을 전혀 모르고 공개되지도 않아 현실적인 비용보다 훨씬 높게 책정돼 변호사 문턱이 높다는 비난을 받아오고 있다”면서 “변호사업계도 비용구조를 간단히 하고 서비스 경쟁원리를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수임료 세일광고에 대해 주변 변호사 사무실은 물론 특히 기사 사건을 많이 전담하는 여성변호사들은 ‘가사소송 착수금 99만원’이라는 문구에 큰 불만을 나타내면서 다른 변호사들이 변호사협회에 진정을 냈고, 변협에서는 지난달 중순 ‘가격을 표시한 부분은 삭제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이에 부천종합법률사무소는 사무실에 내건 수임료 세일광고 문구 중에 문제가 된 가격표시 부분을 빨간색 테이프로 가려놓고 있다.

우종태 변호사는 “변협의 시정명령 근거가 된 광고기준이 개정돼야 한다”면서 “이미 수임료를 인터넷 등으로 광고하는 사례는 많이 있고, 변호사들도 일반 사업자와 마찬가지로 영업 마인드를 가져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우 변호사는 “변호사가 오는 2013년까지는 1년에 700명씩 보충되고 이후 로스쿨( 법학전문대학원) 이 시행되면 1천명씩 보충되면 변호사들이 수임하는 사건은 해마다 크게 줄어들 수 밖에 없다”며 “그동안 변호사 업계는 시장원리가 지배하고 있지 않았지만 이제는 서비스와 가격이 비례하는 시장원리가 적용돼야 할 시점에 왔고 서비스 시장에 맞춰 가격(변호사 수임료)도 맞춰져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사사건의 경우 사건의 난이도가 높지만 가사사건과 형사사건의 사건의 난이도가 낮은데 비해 경우 변호사 수임료가 높은 실정”이라며 “시장원리가 지배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주변 변호사 사무실이나 지방변호사회에서 수임료 바겐세일 광고에 대해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과는 달리 정작 세일 광고효과에 대해 묻자, 부천종합법률사무소측은 “일반인들이 변호사 수임료를 세일한다는 사실을 잘 몰라 광고효과는 보지 못하고 있다”며 “아직도 일반인들이 문턱이 높은 변호사 사무실을 찾는 것을 보면 변호사업계가 시장원리가 지배하고 있는 서비스시장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변협에서도 변호사 업계의 치열한 경쟁시대를 맞아 ‘품위를 훼손하는 광고는 할 수 없다’는 모호한 규정이 있지만 시대적 흐름에 맞춰 최근 새로운 법률 수요 창출을 위한 변호사 사무실 광고를 폭넓게 허용하기 위한 광고 규정을 대폭 개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법조계 역시 과거 낡은 규정에 얽매인 광고 규정을 개정할 경우 수임료 인하 및 법률 서비스 강화 등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법무법인 부천종합법률사무소는 현재 인터넷 홈페이지(www.lnwlaw.com)를 통해 사건마다 소송물 가액을 기준으로 수임료 기준이 상세하게 제시하고 있다. 이곳에는 대표변호사로 이양원(사시 24회), 우종태 변호사(사시 38회), 그리고 박태용 변호사(사시 43회), 이동원 변호사(사시 43회), 김보라미 변호사(사시 44회) 등이 활동하고 있다. 문의= ☎(032)323-2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