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집단시위도 택일(擇日)을 잘 해야 협상에서 유리한 것인가(?).

지난 14일 전국 노점상 총연합회의 노점상 용역단속 철회를 요구하는 부천북부역 광장에서의 대규모 항의 시위가 끝난 뒤 부천시 주변에서 나오고 있는 말이다.

이날 노점상 항의시위는 때마침 이날 제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2005) 개막식이 열리는 날로, 노점상연합회 대표들은 부천시와의 협상 테이블에서 ‘건질 걸 다 건졌기’ 때문이다.

관할구청인 원미구가 용역업체 단속원 120명을 동원해 일요일이던 지난 10일 새벽 3시40분부터 부천북부역 광장의 노점상에 대한 기습단속을 벌여 수거한 포장마차를 시가 모두 되돌려줄 수 있도록 하고, 앞으로 노점상 대표들과 대화를 통해 노점상 정비를 해 나가기로 해 결국 노점상연합회측에서는 ‘손해 볼 것 없는 장사’를 한 셈이다.

부천시는 이날 노점상 총연합회의 대규모 시위대가 PiFan2005 개막식이 열리는 부천시민회관으로 향하지 않을까 노심초사 하며 긴 하루를 보내야만 했고, 경찰 역시 부천북부역광장에서 원미구청~ 부천시청까지 이어지는 시위대의 가두행진에 진땀을 흘려야만 했다.

이날 집회를 지켜본 시민들은 노점상에 대한 강력한 단속의지를 밝힌 부천시와 불법 시위에 대한 엄단 조치를 밝힌 경찰 모두가 노점상 시위대의 기세에 눌려 초긴장하는 허약한 공권력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고, “멀쩡한 예산만 축 내는 하나마나 한 노점상 용역단속이라면 아예 하지 않는게 나겠다”고 힐난했다.

노점상 총연합회는 이날 원미구청사와 부천시청사 진입을 위해 청년사수대를 동원해 경찰과의 몸싸움도 불사하고 PiFan2005 개막식이 열리는 부천시민회관 앞 시위도 하겠다고 호언했으나, 정작 시늉한 낸 채 별다른 불상사 없이 ‘건질 건 다 건지고’ 자진 해산했다.

노점상연합회 대규모 집단시위… 공권력은 ‘뒷걸음질 쳐’
시위대는 도로 점거 위풍당당 가두행진… 경찰은 애간장
부천시는 용역단속으로 애써 수거한 포장마차 19대 반환

노점상 용역단속에 대한 효과가 없고 시민 불편이 가중되면서 전면 검토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시민은 “과거 부천역 노점상을 철거해 베르네풍물시장으로 이전시킨 뒤 그때부터 부천시가 단속공무원을 아예 상주시켜 노점행위를 금지하도록 했다면 멀쩡한 예산을 축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노점상 용역단속에 쏟아부은 수십억원의 예산이라면 상주 단속공무원을 두어도 그만큼은 시민 세금을 축 내지 않았을 것”이라고 불만을 터트렸다.

또다른 시민은 “부천역 노점장사가 잘되니깐 너도나도 하려고 드는 것 아니냐”며 “생계형 노점인지, 기업형 노점인지 명확한 구분을 해 선별 단속하고 노점상이 하루에 얼마나 (돈을) 버는지도 정확히 파악하고 단속을 해야 할 것”이라고 한마디 했다.

한 시민들은 “요즘 부천시가 추모공원이다, 경마장이다, 노점상이다 해 가지고 집단시위가 끊일 날이 없어 상당수 시민들이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고 집단민원에 시달리는 부천시 행정에 화살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