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부천시 도시계획위원회는 11일 오후 시청 5층 상황실에서 21명 위원중 16명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고 현재 시가 춘의동 그린벨트 내에 건립을 추진하는 시립 추모공원의 화장장 6기 부지에 대한 도시관리계획시설결정과 화장장 근린공원 조성 관련 심의에 대해 ‘유보(보류)’ 결정을 내렸다.

도시계획위원회는 이날 ▲주민 의견을 좀더 수렴할 의지가 필요하다는 점과 ▲도시계획위원들이 춘의동 건립부지 현장을 둘러본 뒤 다음 회의에서 결정하기로 하고 이같은 유보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계획위원들의 이같은 의견은 인근 지역주민들의 반대여론이 극심한데다 첫 회의로 결정을 내리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시는 이날 표결(무기명 비밀투표)까지 가더라도 도시계획위원회의 결정을 이끌어낸다는 방침이었으나, 관철시키지 못한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위원들에 따르면 표결에 부쳤을 경우 위원 15명(1명은 중간에 나감) 중 10대 5, 또는 9대 6 정도로 통과됐을 것이라고 점치기도 했다.

시는 이날 도시계획위원회의 유보(보류) 결정으로 사업추진 일정이 다소 늦어지지만 통상 월 1회 도시계획위원회가 열리는 만큼 가급적 빨리 다음 회의에 안건을 상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시는 다음 도시계획위원회에서는 관련 안건에 대한 논의가 상당부분 생략돼 빠른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시는 도시계획위원회의 화장장 도시관리계획시설결정 및 화장장 근린공원 조성에 대한 심의를 거친 뒤 시립 추모공원 건립부지에 대한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관리계획승인을 경기도와 건설교통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 등 법적 절차를 밟아 나갈 예정이다.

한편 역곡1·2동, 작동 주민들로 구성된 화장장 건립반대투쟁위원회와 서울 구로구 반대투쟁위원회는 이날 도시계획위원회 개최에 따른 심리적 압박을 가하기 위해 오후 2시부터 부천시청 앞 남문광장에서 버스 54대로 2천500여명의 주민을 동원해 대규모 집회를 열고 도시계획위원회의 화장장 도시관리계획시설결정은 물론 화장장 건립추진 자체에 대한 철회를 요구하며 총력 저지에 나섰다.

집회에 참가한 주민들은 한때 시청사 진입을 위해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으나 철통같은 방어벽을 구축한 것을 뚫기에는 역부족인 나머지 별다른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은 채 도시계획위원회의 유보(보류) 결정 소식을 접하고 다음 회의에 안건 상정시에도 반대투쟁을 벌여나갈 것을 결의하고 이날 오후 6시30분께 자진 해산했다.

경찰은 이날 대규모 집회에 따른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15개 중대 병력을 시청사 주변에 배치시키는 한편, 시청사 진입을 막기 위해 시청 현관앞에 기동대 차량을 2중 주차시켜 철벽 방어선을 구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