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건표 부천시장은 1일 오전 시승격 32주년 부천시민의 날 기념식에서 “추모공원(춘의동 화장장 건립)은 부천시정 중 가장 큰 이슈”라며 “더 이상 늦추거나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정책”이라고 거듭 강조하며 추진의사를 분명히 했다.

홍 시장의 이날 발언은 오는 26일 실시되는 부천원미갑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하는 여야 후보 모두 ‘전면 백지화 및 인근 지자체와의 광역 화장장 건립 검토’를 주장하고 있는 시점에서 나온 것이어서 특히 주목된다.

홍 시장은 추모공원의 건립 필요성에 대해 “장례를 치르는 서민들이 4~5일장을 치루고 심지어 원주, 전주까지 원정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고 타 지역주민이라는 이유로 5~6배의 비용을 더 부담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를 들었다.

홍 시장은 10.26 원미갑 재선거 출마 여야후보들은 물론 일부에서 화장장 건립반대에 따른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는 ‘인천 부평화장장과 부천하수종말처리장의 빅딜론’과 ‘인근 지자체(시흥·김포·안산·고양·파주시)와의 광역 화장장 건립 검토’와 관련해서도, “모든 조치는 다 취해 보았으나 모두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결국 원미갑 재선거 출마 여야 후보들이 춘의동 화장장 건립 백지화를 주장하며 제시하고 있는 대안은 이미 부천시에서도 검토할 만큼 한 끝에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어서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홍 시장은 “부천시 추모공원 조성은 법적, 행정적인 문제도 없고 환경적인 문제도 없다”며 “오히려 그 주변에 식물원, 수목원, 문예회관, 박물관 등 부천시 중요 문화시설이 설치돼 부천 최고의 명소로 조성될 것”이라고 밝혀 인근 주민들이 반대 목소리를 내는 가장 큰 이유인 ‘땅값 하락 및 생활환경 침해’ 등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에 대해 지역발전을 위한 충분한 인센티브를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더구나 홍 시장의 이날 발언은 시립 추모공원 건립문제가 10.26 원미갑 재선거로 인해 부천시민 전체의 입장이 아닌 원미갑이라는 재선거 지역구로 국한된 사안으로 접근해 여야 출마후보들이 선거용으로 전면 백지화 및 그 대안으로 이미 행정적으로 협의가 끝난 광역화장장 건립 검토 운운하는 것은 “부천시로서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원미갑 재선거에 출마하는 여야 후보들이 “부천시민을 위한 화장장은 필요하다”고 하는데는 의견을 같이 하면서도, 선거구인 10개 동(洞) 가운데 1~2개동 일부 주민들의 반대가 극심한 적극적인 집단표심을 의식, ‘No(전면 백지화)’라는 한 목소리를 낼 수 밖에 없는 것도 지극히 현실적인 이유에서라고 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홍 시장의 이날 발언은 부천시로서는 전체 부천시민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둔 것으로, 내년 5.31 지방선거를 내다본 포석이라 할 수 있다.

실제, 재선거가 치뤄지는 원미갑 지역구 이외의 지역주민들은 “원미갑 재선거에 출마하는 여야 후보들의 심정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체 부천시민을 위해서는 화장장이 필요한 게 사실 아니냐”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더구나 이번에 부천시가 추진하는 시립 추모공원 건립이 원미갑 재선거에 국한된 집단표심으로 인해 물거품이 될 경우 전국의 일선 지자체에서도 더이상 화장장 건립 추진은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물론 여야 각 정당들이 지금 당장 부천시의 추모공원 건립 문제를 둘러싼 국가 장사정책적 차원에서 해법을 제시하기에는 어렵다고 보지만, 먼 장래를 내다볼 경우에는 광역 화장장 건립문제가 보다 큰 틀에서 논의돼야만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이런 가운데 10.26 부천원미갑 재선거에서 춘의동 화장장 건립문제는 여야 출마후보들 모두 전면 백지화 및 광역 화장장 건립 검토를 주장하고 있는 터라, 당초 에상과는 달리 최대 쟁점도 변수도 되지 않은 채 후보간 물밑 작업을 통한 흑색선전 등의 여지만 남겨놓은 채 후보별 및 정당별 호·불호(好·不好)에 의한 표밭갈이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원미갑 재선거에 출마한 열린우리당 이상수 후보·한나라당 임해규 후보·민주당 조용익 후보·민주노동당 이근선 후보·무소속 출마 결심을 굳힌 안동선 후보 등 5명 후보 모두 춘의동 화장장 건립을 전면 백지화에 대한 한 목소리를 내면서, 가장 확실한 대안 제시를 하지 못한 채 지역구 시의원 수준의 입맛에 맞는 주장만 되풀이 할 것으로 예상돼 결국 춘의동 화장장 건립문제는 당선 이후 부담으로만 남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