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시 승격 제30주년을 맞았습니다. 서울 변두리의 이름 없던 작은 도시가 인구 80만의 한국을 대표하는 ‘선진 문화도시’라는 영예를 얻으면서 맞은 뜻깊은 해입니다.

지금의 이 영광은 지역 발전을 위해 적극 참여하여 주시고, 함께 고민해 주신 시민 여러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시민의 날’을 맞아 그동안 끊임없는 격려와 성원을 보내주신 시민여러분께 특별히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이 기쁨을 시민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존경하는 시민여러분！.

시 승격 30주년을 맞은 올해, 좋은 일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지난 8월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우리시의 문화사업을 기반으로 한 첨단기술산업 집적화단지 조성에 대해 지역혁신의 대표적 사례로 선정해서 청와대 소식지에 발표했습니다.

만화, 영화, 음악 등 문화사업과 애니메이션, 캐릭터, 게임 등 첨단산업이 연계되면서 송내역 일원의 문화컨텐츠산업-상동의 부천영상문화단지-삼정동 테크노파크로 이어지는 첨단기술산업 벨트가 조성되고 있습니다.

우리시의 이러한 첨단기술산업의 집적화 단지는 21세기를 이끌 새로운 국가발전모델로 중앙정부와 다른 지방정부로부터 주목받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 부천에 대한 이러한 평가는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시민여러분의 지역발전을 위한 열정적 참여와 성원으로 일군 성과라는 생각을 합니다.

시민 여러분!.

오늘의 영광 앞에 지난 30년의 발자취를 되돌아보면 정말 남다른 감회를 느낍니다. 우리시는 고도성장의 조류에 떠밀려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공장 밀집도시로, 베드타운의 도시로 난개발을 거듭해 왔습니다.

90년대 지방자치제가 실시되면서 지역 발전에 대한 관심과 기대는 커졌으나 발전 동력을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비좁은 면적은 개발의 여지조차도 없었습니다. 가진 것이 없었기에, 내 놓을 것이 없었기에 모든 것을 처음부터 만들어야하는 “약자의 발전 전략”을 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립(而立)이라 일컫는 30의 장년을 바라보면서 지난 6년간 우리의 얼굴과 색깔을 갖기 위해 적극 노력해 왔습니다.

오히려 없었기에 더욱 절실하게 만든 원동력이 되었고 시민여러분의 참여와 협조를 필요로 했습니다.
그동안 여러분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일들이 이제 하나, 둘 결실을 맺고 있습니다.

시 승격 30돌을 맞은 지금, 한국 최고의 ‘문화도시 부천’이라는 기초를 확고히 다지게 되었습니다.

생활환경 분야에 있어서, 푸르고 아름다운 도시 만들기를 목표로 짜투리 땅을 찾아 쌈지공원을 조성하고 콘크리트 포장을 깨고 나무를 심는 등 대대적인 도심녹화를 추진하였습니다. 그 결과 지난 ’99년 시 승격 후 최초로 국토 공원화사업 전국 최우수도시로 대통령 기관표창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상동에 5만5천평의 호수공원과 전국 최초로 중수도를 이용한 ‘시민의 강’을 건설함으로써 나무.꽃.물.빛의 아름답고 살기 좋은 친환경도시로서의 면모도 완전히 갖추었습니다.

문화복지 분야에 있어서는, 우리 모두가 사랑하고 아끼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와 부천필이 국제적으로 권위를 인정받으며 세계 속에 부천을 심는 첨병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최고의 인기 만화 주인공 ‘둘리’가 명예부천시민이 될 정도로 우리의 출판만화사업은 반석위에 올랐습니다.

주민복지사업에 있어서는, 저소득 소외계층의 생산적 복지에 중점을 두고 자립․자활기반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왔습니다. 그 결과 지난 해에는 자활사업 추진 우수 기관으로 국무총리표창을 받았습니다.
우수 인재 양성을 위해 지난 3년간 전국 지방정부 중 가장 많은 188억원을 교육예산으로 지원하였으며, 특수목적고인 경기예술고등학교를 유치해 올 3월에 개교를 했습니다.

땅이 없는 우리시에서는 제조업을 육성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 또한 ‘약자의 논리’로 극복하고 있습니다. 토지가 없으면 입체화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아파트형 공장인 부천 테크노파크는 고부가가치 첨단 산업과 R&D연구소 등을 성공적으로 유치함으로써 산업정책의 국가적 모델이 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민간 부문의 아파트형 공장 건립을 선도하여 공장 입지해소는 물론 자연스럽게 기존 공업단지의 산업구조를 개선하는 긍정적 효과도 가져오고 있습니다.

시민 생활편의 시책부문에 있어서는, 시내버스 이용 시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하여 전국 최초로 ‘버스정보시스템(BIS)’를 설치하여 지난해 중앙 언론사가 주관하는 ‘10대 히트 행정’에 선정된데 이어 전국 공공부문 혁신 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는 영광이 있었습니다.

행정의 경쟁력 부문에 있어서도, 시 재정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시도했던 『공공부문 복식부기 회계제도』를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우리나라가, 그중에 우리 부천시가 도입에 성공을 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국제예산회계비교연구회의 재정개혁 우수사례로 채택되어 노르웨이에서 개최된 국제포럼에 초청을 받아 현지에서 직접 수범사례로 발표하는 국제적인 영광이 있었습니다.

또한 국내적으로는 우리시가 2001년과 2002년에 걸쳐 2년 연속 행정서비스 우수기관으로 선정되는 영예도 안았습니다.
이와 같은 성과들은 열악한 환경과 IMF라는 재정적 어려움 속에서도 시민여러분과 시 의회 그리고 시 행정부가 삼위일체가 되어 지역혁신을 이룬 소중한 결실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시민 여러분！.

오늘로 서른의 나이를 맞은 우리 시는 이립(而立)의 경지에 이르러 ‘문화도시 부천’이라는 확실한 색깔과 분명한 이름을 갖게 되었습니다.

동북아의 중심 국제관문인 인천공항의 관문도시로서 21세기를 맞아 힘차게 출발하고 있는 우리 부천은 가장 경쟁력 있는 도시로 성장 발전할 것입니다.

현재 설계 작업이 진행중인 ‘부천지하철사업’은 당초 사업비 부담을 우려했습니다만, 국비 60% 이상 지원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우리시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본 사업이 완료되면 하늘과 땅, 지하로 이어지는 사통팔달의 편리한 교통망과 지리적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세계속의 선진 도시로 도약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준비해야할 또 다른 일들이 아직도 산적합니다.
우리시의 가장 큰 현안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부족한 주차공간을 확충하는데 행정력을 집중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최근 춘의사거리와 소사삼거리에 교통섬 공원을 새롭게 조성해 시민들로부터 큰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만 신.구도시 생활환경이나 공공기반시설의 불균형도 해소해야 합니다. 소외된 지역이 없이 모든 시민이 균등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해나가겠습니다.

부천의 자랑거리가 되고 있는 상동의 부천영상문화단지 10만평에는 그동안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SBS 야인시대’의 오픈세트장과 연계하여 지난 9월1일, 프랑스 깐느영화제에 출품할 예정인 임권택 감독의 ‘하류인생’을 촬영하기 위한 오픈세트장 건립 협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영화와 함께 다시 한번 부천이 명성을 날리게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리고 세계 유명건축물 모형을 전시할 ‘건축물 박물관 테마파크’와 ‘서커스 상설공연장’도 들어설 것입니다. 특히, 영상문화단지 중심에는 우리나라 만화사업의 심장부가 될 ‘만화영상산업 컨벤션센터’를 유치하여 2005년부터 사업을 착공할 계획입니다.

부천영상문화단지는 계획된 프로그램과 시설물들이 모두 완성되면 상동호수공원과 더불어 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관광 명소로 자리하게 될 것입니다.

이밖에도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평생교육기관 운영 시범도시로 선정되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박물관이 많은 도시, 도서관이 많은 도시를 알차게 추진하여 학생들은 물론 성인 교육에도 모범도시가 되도록 해나갈 계획입니다.

이런 모든 사업들을 차질 없이 진행하기 위해서는 우리 80만 시민 여러분 모두의 참여와 성원이 필요합니다. 자기희생을 마다하지 않는 성숙한 시민의식 속에서 화합과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바로 오늘, ‘시민의 날’은 그동안 우리의 성과를 자축하고 ‘시민과 함께 만드는 21세기 문화도시 부천’이라는 공동선의 목표를 향해 매진을 다짐하는 매우 소중하고 의미있는 날이 되었으면 합니다.

바쁘신 가운데서도 오늘 30주년을 맞은 시민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참석해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여러분 가정에 항상 건강과 행운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03년 10.1. 부천시장 원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