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건표 시장이 심호흡을 해야 할 것같다. 5.31 지방선거가 ‘시나브로’ 다가오면서 홍건표 현 부천시장에 대한 보이지 않은 견제 세력이 ‘십자포화(十字砲火)’를 쏟아내기 시작하면서 부천시정 운영에도 상당한 차질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새해 벽두부터 파열음이 터진 것은 부천추모공원조성추진위원회의 ‘범시민 10만명 서명운동’이 홍심(홍건표 시장의 의지)에 의해 전개되면서 역곡화장터 반대투쟁위에서 강력 반발, 홍 시장의 역곡1동 연두 순시에 따른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고 말았다.

이어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건설사업에 따른 사업비 부담이 커지면서 긴축재정운영의 필요성 문제를 언급한 것과 관련해서도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의 유력 부천시장 경선후보가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서면서 5.31 지방선거 전초전을 방불케 하고 있다.

홍건표 시장을 겨냥한 이같은 강력한 ‘비토세력’의 결집 및 전선 확대는 5.31 지방선거가 다가올수록 더욱 강도가 거세질 것으로 보여 한나라당의 가장 유력한 시장후보인 홍 시장으로서는 운신의 폭이 그만큼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부천시 공직사회 내부에서 조차도 홍건표 시장의 인사정책 등에 대한 거부세력이 의외로 뿌리깊이 내재돼 있다는 점에서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홍 시장 주변의 레임덕 현상은 심각한 수준에 달할 것이라는 진단마저 나오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 2004년 6.5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후에도 꾸준히 지적된 ‘유연한 시정 운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가장 많이 지적하고 있다.

오랜 공직생활에서 몸에 밴 완고함이 정책의 다양성을 고려하기 보다는 원리원칙을 앞세운 소신만을 내세우는 측면이 강해 자연히 지근거리에 있는 몇몇 공직자 중심의 목소리에만 귀 기울인 채 지역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는 폭넓은 창구가 부족한 나머지 지역사회 여론과의 괴리현상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당 지지도에서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을 압도하는 한나라당의 소속 시장이라는 강점이 5.31 지방선거에서 가장 확실한 원군(援軍)이지만, 찬반 논란이 여전한 추모공원 조성사업에 대해 일부 지역에 국한된 문제로만 판단한 채 범시민 10만명 찬성 서명운동 전개한 것은 다소 무리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한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건설사업이 가져다 주는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고려하지 않은 채 사업비 부담문제만을 언급한 것은 견제세력에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는 결과를 초래한 셈이다.

공직사회 내부에서는 안팎으로 고군분투하는 홍 시장에 대해 안타까워 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지만, 대사(大事)를 앞둔 시점에서는 소신을 앞세운 정책 추진이나 의지 표명도 중요하지만, 좀더 유연하고 폭넓은 시작으로 여론수렴을 통해 신중한 판단을 내려는 것 또한 더 중요하다는 쓴소리에 귀 기울여야만 할 것으로 보인다. ‘홍 시장 주변에는 참모가 없다’는 말이 오래 전부터 흘러나온 것도 그의 완고함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는 반대로 추모공원 조성 추진에 따른 화장터 반대투쟁위의 집단민원은 그렇다손치더라도 새해 시정을 이끌어 가면서 세외수입 격감 등으로 인해 쪼들리는 부천시 살림살이를 갖고 갖고 책임지고 운영해야 하는 부천시장으로서 “허리띠를 졸라 매자(긴축재정 운영의 필요성 강조)”고 하는 것에 대해 기다렸다는 듯이 ‘정치적인 해석’까지 곁들이면서 새해 벽두부터 5.31 지방선거의 조기 과열을 부추기는 것은 한때 부천시정을 운영한 책임있는 위치에 있는 인사로서 결코 바람직한 자세는 아니라는 따가운 눈총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