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가 오는 9월 정기인사 때부터 직급 위주의 보직 부여를 과감하게 탈피해 능력 위주의 보직을 부여하는 ‘인사풀제’를 5급 이하 전직원을 대상으로 적용키로 해 부천시 공직사회에 강력한 인사태풍이 불어닥칠 것으로 보인다.

부천시는 지난달 7일 홍건표 부천시장으로부터 이같은 인사풀제에 대한 지시를 받고 구체적인 기본방침을 마련했다.

시가 마련한 인사풀제의 기본방침에 따르면 근무태만, 복지부동 등 조직 분위기 와해요인에 대한 강력한 인사조치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5급 사무관(과장)과 6급 팀장(주사)에 대해서도 무능력하다고 판정을 받을 경우 직위해제, 무보직 발령, 강등(降等) 하는 등 충격적인 인사조치를 단행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인사풀제가 시행될 경우 공직사회에 만만찮은 반발도 예상된다.

인사풀제의 적용대상 선정방법은 3단계로 나눠 이루어진다.

1단계는 소속부서를 대상으로 근무 실태 및 조직 저해 사례 등 증빙자료 확보 후 징계사유에 해당할 경우 부서장이 시 감사실에 통보하면, 2단계로 감사실과 총무과에서 자체 징계 및 결과를 통보하고 인사팀에서 인사조치 대상자에 대한 실사를 한 뒤 최종 3단계에서 직위해제, 무보직 발령 및 강등 조치 등을 결정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시는 이같은 강력한 인사조치 내용을 담은 인사풀제를 시행할 경우 5급과 7급을 대상으로 6급 팀장 보직의 임용이 확대 운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5급과 6급 정원은 변동없이 현 정원을 유지하게 된다.

시는 현 직제에서 6급을 과장으로 하고 5급을 무보직이나 팀장으로 하는 직위체계는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기구와 정원기준 등에 관한 규정상 운영이 어려운 관계로 5급 과장(사무관)을 팀장으로 발령하는 극약 처방은 5급 과장하의 하부조직에만 팀장으로 보직을 준다는 방침이다.

적용대상은 근무 태만과 무사안일, 행정 수행능력이 다소 미흡하거나 간부공무원으로 책임 회피와 부서 및 조직 통솔력 부족, 직원간 화합 분위기 저해, 지시사항 불이행 및 회의·교육 등 수시 불참자, 미온적인 민원처리, 3회 이상 민원 유발 등에 해당하는 직원들이 포함된다.

시는 이들 직원들을 대상으로 감사실에서 자체 수집한 자료와 모든 부서별 직원들은 물론 민원인과 각 동별 자생단체원들로부터 전방위 여론 수집은 물론 사실조사 확인과 국장 및 구청장 의견 등을 수렴하는 절차 등을 거쳐 인사조치 대상자를 선별한다는 방침이어서 부천시 공직사회의 긴장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무능력 판정을 받은 5급 과장(사무관)의 경우 같은 과장에 있는 부서에 팀장 또는 무보직 발령하고 공석중인 자리는 6급 직무대리로 임용하되 승진요인은 아니며 차기 승진후보 순위에 의거에 임용한다는 방침이다.

또 6급 팀장이 직위해제나 무보직 발령을 받을 경우 7급이 팀장을 맡도록 하되, 7급 임용 후 10년 이상 경과하거나 해당분야에 1년이상 근무경력이 있고 최근 2년간 다면평가 상위 10%에 해당하는 7급에게 팀장 보직을 줄 계획이다.

시는 이같은 인사풀제 시행에 따른 관련 인사관리 규정을 오는 14일까지 개정하기로 했다.

특히 시는 무보직 임용은 5급 과장(사무관)과 6급 팀장(주사)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직위해제는 전직원을 대상으로 시행하며, 무보직 임용시 시·구·사업소의 팀단위 기구에 팀원으로 발령을 내기로 해 5급 과장이 봉급은 그대로 받되 업무는 7급이하 직원들이 하는 불명예를 감수해야만 할 것으로 보인다.

시는 무보직 발령을 받을 경우 6개월간 업무수행 후 해당 부서장의 객관적 평가에 의거해 보직 부여 또는 직위해제를 선별키로 하는 구제방안을 두기로 했으나, 공조직 특성상 무보직 발령 자체만으로도 치명적이라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부천시의 이같은 인사풀제 시행은 공직사회에 상당한 충격파를 던질 것으로 보이며, 일사불란한 공조직 재정립을 통한 ‘일하는 공직사회’ 분위기 조성에 목적을 두고 있지만, 공직자들에 대한 지역사회 내 평판 등 전방위 여론수렴에 따른 객관적 평가시스템이 가동되지 않을 경우 공조직 전체가 경직된 조직으로 전락하는 등 만만찮은 후유증도 예상된다.

시는 이같은 인사풀제 적용대상자에 대한 조사를 이달부터 실시해 오는 9월 정기인사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부천시는 7급 이하 기술직(전문직) 직렬의 배치부서로 확대키로 했다. 이에 따라 세무직렬의 경우 지금까지 시본청과 3개 구청에서 시·구·동으로 확대해 현재 11개동(심곡2동·도당동·중1동·중2동·상동·상1동·소사본2동·송내1동·성곡동·고강본동·신흥동)에 배치돼 있는 ‘행정·세무 9급 11’을 ‘행정·세무 7급 11’로 조정하고, 구청 ‘세무7급 11’을 ‘행정·세무 7급 11’로 조정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