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첫 휴일인 2일 오후 5시40분께 원미산 자락 칠일약수터 주변 나뭇가지에서 청설모가 나무열매를 먹고 있다. 2009.8.2.

△원미산 칠일약수터 주변 나무 위에 앉은 청설모가 앞다리에 나무열매 잡고 먹고 있다. 쫑긋하게 세운 귀와 긴 꼬리가 인상적이다. 2009.8.2.

청설모가 최근 원미산 등산로 곳곳에서 눈에 띄는 것은 천적인 늑대, 여우, 삵, 담비, 나구리, 족제비, 구렁이 등이 사라지면서 개체수가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청설모는 니뭇가지를 자유자재로 타고 다닐 정도로 날렵하고 밤, 호두, 잣, 도토리 등과 같은 산에서 나는 열매를 주식으로 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없던 중국산 외래종이라느니, 다람쥐를 잡아 먹는다느니 하는 근거없는 소문에 시달리며 미움을 사고 있다.

여기에다 청설모는 그 모습도 흑갈색이어서 등산객들 가운데는 홀로 등산로를 걷다가 나뭇가지 틈에서 날아다니듯 쏜살같이 달아나는 모습에 흠칫 놀란 경험이 한 두번쯤을 있고, 특히 땅거미가 어둑어둑하게 내려앉는 등산로에서 만나는 청설모의 이미지는 등산객을 꽤 기분 나쁘게 하는 존재가 되고 있다.


청설모는 작은 새알과 벌레 등을 먹지만 다람쥐를 사냥해서 먹지는 않는다. 주식의 99%가 나무열매이다.

청설모는 주로 나무 위에 생활하고, 다람쥐는 주로 땅 위에서 생활을 한다. 먹이도 청설모는 나무에 달린 밤, 호두, 잣 등을 먹고, 다람쥐는 땅에 떨어진 도토리 등을 먹는다.
그래서 청설모와 다람쥐는 각자의 영역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큰 다툼이 일어나지 않는다.

청설모의 활동 무대가 나무 위이기 때문에 나무줄기와 비슷한 청회색ㆍ갈회색ㆍ흑갈색 등의 털빛을 갖고 있다.

반면에 다람쥐는 나무보다는 숲 속의 바위틈, 풀 섶 등 땅이 주 생활공간이어서 얼룩무늬의 털빛을 가졌다.

△나뭇가지를 타고 자유자재로 다니는 청설모.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모습이 작은 원숭이와 흡사하다.

원미산 칠일약수터 주변 나무에서 종종 만나는 다람뒤들도 청설모가 나타나면 멀찌감치 떨어져 땅위로 내려오고, 청설모도 다람쥐를 쫓지 않고 나무열매를 따 먹곤 어디론가 사라지는 모습을 종종 목격할 수 있다.

특히 청설모는 다람쥐보다 사람들에게 극도의 경계심을 갖고 있어 등산객들이 있는 곳에서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가 금새 사라져 버린다.

청설모는 이름 그대로 ‘청서의 털’로 우리 조상들의 문방사우의 하나인 붓의 재료로 사용돼온 우리의 토종 동물이다.

청설모는 다람쥐 보다 몸집이 조금 더 크고, 나무 위에서 살도록 앞다리도 비교적 길지만 뒷다리 보다는 짧다.

몸은 가늘고 길며 꼬리가 몸길이의 절반 이상이다. 긴 꼬리는 나뭇가지를 뛰어다닐 때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쫑긋 세운 큰 귓바퀴는 주변의 작은 소리도 감지하는 뛰어난 청력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청설모는 죄목 다람쥐갛의 포유류로, 2월 상순에 교미하고 3월 중순에 새끼를 낳는데 한 번에 약 5마리 정도를 낳는다고 한다.

둥지는 나무 위에 새둥지처럼 만들어서 사방을 다 막아놓는데, 마치 풀을 둘둘 말아놓은 모양인데, 필요한 방향으로 작은 구멍을 내서 밖을 관찰하거나 출입한다.

청설모는 새끼 때 천적인 담비, 여우, 족제비, 올빼미 등에게 많이 희생되지만 최근에는 이들 천적이 줄어들면서 그 개체 수가 급격히 늘어나 등산로 곳곳에서 등산객들을 흠칫흠칫 놀라게 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